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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표 전무와 함께 하는 발칸반도 여행Ⅱ

아드리아해 중세도시의 낭만

  • 웹출고시간2014.07.24 17:46:11
  • 최종수정2015.01.16 11:33:06
발칸 반도 여행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성곽요새의 도시 드브로브닉(Dubrovnik)과 천혜의 비경 플리트비체(Plitvice)다.

모두 카돌릭 국가인 크로아티아의 보물로 최근 한 케이블 방송에서 여배우들이 다녀가 국내에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보스니아에서 드브로브닉으로 가려면 국경을 세 번(보스니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크로아티아) 넘어야 한다.

보스니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들어가기 위해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차량 행렬. 최소 1시간 기다림은 기본이다.

이토록 불편하고 기형적인 국경이 생긴 이유는 이렇다. 원래 보스니아는 내륙국가다. 바다를 접하는 해안 국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보스니아는 협상을 통해 고구마처럼 기다란 크로아티아 남부땅의 중간을 끊어 바다와 접한 국경을 겨우 확보했다. 불과 해안선 길이 21.2km의 짧은 구간이지만 보스니아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큰 산도 두 개를 넘어야 한다. 첫 번째 산은 좀 험준하다. 산이라기 보다 산맥이라는 표현이 맞다. 산맥을 따라 두 나라 국민의 감정 만큼이나 골 깊고 사납게 굽이치던 네레트바(Neretva) 강줄기도 국경을 통과하자 거짓말처럼 평화롭게 숨죽여 흐른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난공불락 요새도시 드브로브닉의 성곽 모습. 오랜 세월 평화를 지켜낸 이유가 있다.

산맥을 넘으니 총연장 1,778km에 이른다는 코발트빛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안이 시야에 들어온다.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시리도록 푸른 바닷물에 빨려 들 듯 한참을 달려 드브로브닉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바라본 아드리아해의 진주 드브로브닉 풍경. 코발트빛 바다와 주황색 건물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스르지산 정상에 올라 시내와 아드리아해를 내려다보니 촘촘히 머리를 맞댄 주황색 지붕의 건물과 세월의 때가 묻어나는 시가지 풍경, 바다위에 점점이 박힌 섬, 평화로운 크루즈의 움직임들이 멋진 하모니를 연출한다.

한 폭의 그림같다는 표현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간이 멈춘 듯 하다. 모든 것을 그대로 가슴에 담고 싶은 풍경들이다.

왜 영국 시인 바이런이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했는지, 왜 버나드 쇼가 '최고의 지상 낙원'이라 했는지 알 것 같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성곽도시 내부의 속살 풍경은 더욱 이채롭고 다양하다.

수백년 닳고 닳아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는 돌바닥이 인상적인 플라차거리(수직거리 300m)를 비롯해 세로 11개, 가로 14개로 계획된 골목 속의 중세 풍경들, 크로아티아 최초의 수도시설로 지금도 음수가 가능한 오노프리오분수, 유럽 최초의 중세 약국시설을 그대로 간직한 수도원, 통치자가 거주하던 랩터 궁전, 드브로브닉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중 하나인 스폰자궁과 시계탑 등등.

마치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를 보는 듯 하지만 거대한 성곽이 둘러싸여 있어 포근한 느김이다. 건설 당시에는 베네치아처럼 수로로 연결됐던 것을 메꿔 돌을 깔았으니 그런 느낌이 드나보다.

아드리아 해안선을 따라 들어선 고급 휴양 주택들. 총연장 1,778km의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이다.

총연장 2km의 성곽을 한바퀴 돌아보면 요새가 얼마나 견고하게 축조됐고 해안의 지형지물을 어떻게 활용해 성을 쌓았는지, 그리고 성의 기능이 얼마나 다양하게 설계됐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거대한 성곽도시의 건축재인 돌을 어떻게 조달했을까. 해답은 통행세다. 성곽을 드나드는 사람들로부터 통행세로 돌을 내도록 했다고 한다. 배를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는 성곽의 풍경은 요새 그 자체다. 나폴레옹에게 함포로 함락당하기 전까지 철옹성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외관만 놀라운게 아니다. 베네치아와 쌍벽을 이루며 해상 무역을 주도한 항구도시답게 높은 생활 수준과 사회보장 제도도 갖추고 있었다. 보험제도가 처음 이곳에서 만들어졌던 것만 봐도 미루어 알 수 있다.

드브로브닉 시가지를 뒤로 하며 수평선 너머로 비추는 아드리아해의 아름다운 석양.

그저 걷고 보고 감탄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을 받으며 맥주와 함께 오징어 먹물요리 '블랙 리조또'로 식사를 마치고 아드리아 해변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숙소에서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아침 어제 내려왔던 코스로 바다를 끼고 서너시간을 북쪽으로 달리니 크로아티아의 제2도시 스플릿(Split)이다.

중부 달마치아 해안의 꽃이라고 표현될 만큼 도시 전체가 고풍스럽고 예쁘다. 해안을 따라 디나르 앞프스 산맥이 천연요새처럼 감싸고 있는 이 도시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지 유럽 전역에 퍼져 있는 로마유적 가운데 가장 보전상태가 뛰어나고 위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디오클레시안 궁전이 있다.

달마치아 해안의 꽃 스플릿에 위치한 디오클레시안 궁전 외벽의 웅장한 모습. 보존상태도 뛰어나다.

과거에는 황제가 거주하던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당시의 벽체를 살려 일반시민들이 거주하는 서민궁전이 됐으니 권력의 무상함이 느껴지는 현장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등재된 옛궁전에 일반 시민들이 들어와 살고 상인들이 물건을 놓고 장사하는 모습이 이해도 되지 않지만 보기에도 좋지 않다.

외부로 발길을 돌려 멋진 요트와 범선, 그리고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와 남국적인 분위기의 해변길을 걷다보면 영화속 장면으로 내가 빨려 들어가는 착각이 들 만큼 궁전 주변의 풍광도 좋다.

하지만 이 곳은 로마에서부터 슬라브, 비잔틴제국, 베네치아공화국, 오스트리아, 나폴레옹 군대의 프랑스, 또 한 번의 오스트리아 지배를 거친 슬픈 역사가 있다.

빨간색 화살표가 이동경로.

2차대전이 끝나면서 비로소 지금의 대도시로 성장했지만 수많은 외침에도 불구하고 유물이 잘 보존돼 있어 일년 내내 관광객들이 몰려오니 지금은 축복받은 도시라 하겠다.

달마치아 해안을 따라 좀더 북쪽으로 이동해보자. 작고 아담한 유적도시 트로기르(Trogir)가 있다.

13세기에 건설된 옛 골목길을 비롯해 16세기 베네치아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해변의 성곽, 최초의 아담과 이브 누드 부조로 유명한 성로렌스 성당, 성바바라 성당, 카메를렝고 요새, 15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시청사, 13세기 시피코 궁전 등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볼거리가 다양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스플릿이 황제가 거주했던 도시답게 뭐든 크고 응장하다면 토로기르는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여행 일정 중 아드리아해의 아름다운 해안선 풍경을 마지막으로 감상할 수 있는 보디체(Vodice)로 이동해 모처럼 여유로운 저녁 산책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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