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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07 17:35: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길중

전 충북도 행정국장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 기운이 역력해 지면서 옷소매와 바지 길이가 하루가 다르게 길어지고 있다. 완연한 가을 날씨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계절의 변화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그래서 시끌벅적한 도심에서 보다는 상대적으로 오염이 덜 됐음직한 산과 들에서 먼저 느낄 수가 있다. 1주일이면 두세 번 정도 뒷산을 오르곤 한다. 한 여름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던 바람대신 옷깃을 여미게 하는 선선한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게 만든다. 까무잡잡한 털옷을 갈아입고 긴 꼬리를 뒤로 말아 올린 청설모 한 쌍이 나뭇가지를 미끄러지듯 쪼르르 내려와서는 낙엽 속에 숨어있는 알밤 한 알씩을 찾아내 입에 물고는 쏜살같이 나무 위로 되올라간다. 사람들로부터 방해받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높이까지 올라가서는 엉덩이와 뒷발을 의자 삼아 앞발과 이빨을 이용해 물고 온 알밤을 요리조리 돌려가면서 껍질을 벗겨내고 있는 것이다. 보기만 해도 앙증스러운 모습이다. 이 장면을 놓칠세라 사람들은 재빨리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셔터를 눌러댄다. 청설모도 이런 모습에 익숙해져 있는 탓인지 전혀 낮 설어 하지 않고, 오히려 카메라를 위해 포즈를 잡아 주려는 듯 알밤 까는 행동을 더 리얼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적어도 가을하면 뇌리에 가장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높은 하늘과 단풍, 그리고 여행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그저 듣기만 해도 언제라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분이 업 되는 느낌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은 굳이 계절을 따져 떠날 필요는 없다. 봄에 떠나는 여행은 봄의 느낌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그리고 단풍 속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은 가을인 채로 좋다. 그뿐 아니다 하얀 눈과 함께하는 겨울 여행은 그 나름대로의 묘미가 따로 있어서 좋다. 그렇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적한 시골길 양옆으로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키 재기하듯 출렁거리고, 고추잠자리 맴 돌며 짝짓기 하는 가을에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물들어 가는 수채화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동화 속 요정까지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신비감을 자아내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가을은 아니지만 금년 들어 세 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4월엔 집사람이 하는 모임을 따라 동유럽 6개국을 다녀왔고, 7월에는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에서 회갑기념으로 추진 부부동반 대만여행도 다녀왔다. 그리고 8월에는 민족의 영산(靈山)백두산 천지도 다녀왔다. 그러고 보니 짧은 기간에 많이도 돌아다닌 셈이다. 그런데도 막상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산야를 보노라니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또다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초등학교 시절 흰쌀 김밥에 삶은 계란과 알밤 몇 개를 넣은 도시락을 어깨에 질끈 동여 메고 소풍 갔었을 때도, 중고등학교 시절 멀미가 나는 기차와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갔었을 때도, 골프여행을 떠났을 때도 그리고 해외여행을 떠날 때도 출발하기 전날 밤은 늘 그랬듯이 떨리는 가슴으로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 곤 했었다. 여행이란 어렸을 때나 나이가 들어서나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하는 것이지. 다리가 떨리게 되면 못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구경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된다는 것이다. 여행은 건강할 때, 가슴이 뛸 때 다녀야 한다는 말이다. 딱 들어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년 가을단풍은 예년에 비해 더 아름답고 화려 할 것이라는 예보를 한다. 다리가 아닌 가슴이 떨리고 있을 때 가을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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