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1.15 18:00: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길중

전 충북도 농정국장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경계하려고 만들어진 계영배((戒盈杯)라는 잔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자료에 의하면 공자(孔子, BC551-BC479)가 제(齊)나라 환공(桓公, ·-BC643)의 사당(祠堂)을 찾았을 때, 환공이 늘 곁에 두고 보는 잔이라고 해서 '유좌지기(宥坐之器)'라고 부르던 의기(儀器, 의식에 쓰는 의례용 기구)를 보았는데, 밑바닥에 분명히 구멍이 뚫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이나 술을 부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전혀 새지 않고 있다가 7할을 넘게 되면 이미 담겨져 있던 물이나 술조차도 뚫린 구멍을 통해 모두 쏟아지도록 되어 있었다고 한다. 공자도 이를 본받아 이 잔을 항상 곁에 두고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과욕과 지나침을 경계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10여 년 전 우리나라 모 TV방송국에서 상도(商道)라는 드라마가 절찬리에 방영된 바 있었다. 무역업을 하는 주인공 임상옥(林尙沃, 1779-1855)이 자신의 지나친 욕망을 경계하려고 역시 계영배를 곁에 두고 생활 했다고 하며, 마침내 절제를 생활화한 그는 조선 역사상 전무후무(前無後無)한 거상(巨商)으로 거듭났다는 드라마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니까 계영배는 마치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도 든다.

한해의 마지막 날 저녁, 붉은 노을을 서산 나뭇가지 끝에 매달아 놓고 어둠 속으로 숨어 버린 태양과 함께 또 한해가 어김없이 사라져 간다. 그러면서 달랑 한 장 걸려있던 빛바랜 달력마저도 새 것으로 바뀌게 마련이다. 따지고 보면 해가 바뀐다는 것은 숫자가 변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외형상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은 채, 2011년에 1이라는 숫자가 더해져서 2012년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지난해 마지막 날 서산 뒤로 숨었던 그 태양은 비록 해가 바뀌었다 해도 어느 한 곳 이지러짐도 없이 어제의 그 모습 그대로 또다시 동해로부터 힘차게 떠오르곤 한다. 그렇지만 우리들에게 있어 해가 바뀐다는 의미는 숫자의 변화를 뛰어 넘는, 어찌 보면 깨뜨릴 수 없는 철옹성(鐵甕城)보다 더 단단한 벽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돌이켜 보면 30대 까지만 해도 하루라도 빨리 해가 바뀌고 나이 한 살 더 먹었으면 하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불혹(不惑)의 나이가 되었을 때 까지만 해도 해가 바뀌면 떡국 한 그릇 더 먹으면 되는 무덤덤함으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그러기에 연륜이 쌓여가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조급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그저 늘 해왔던 연례행사쯤으로 받아들이면 그만 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천명(知天命)을 지나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면서 부터는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연말연시가 되면 왠지 마음이 조급해 지고 불안해지면서 답답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나이테 한 줄이 더 늘어나는 이상으로 지나온 날들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커져만 가는 것이다. 아마도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들에 비해 턱없이 짧다는, 그래서 하고 싶은 일들은 많은데 시간이 없다는 강박관념(强迫觀念)이 스스로 몸을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임진년(壬辰年) 새해,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아 지려는 마음에서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우게 된다. 물론 계획을 세웠다 해서 다 이룰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주먹구구식 삶을 산다는 것은 더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들의 건강,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해 새로운 구상들을 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고대 중국의 환공과 공자, 그리고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이 늘 곁에 두고 끝없는 욕망을 경계 했다는 계영배의 교훈을 되새기면서 오히려 모자람보다도 못하다는 넘치지 않는 알찬 계획들을 세워 하나하나 실천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