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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9.19 18:30:39
  • 최종수정2023.09.19 18:30:39

조우연

시인

수천 날의 칼을

물고 있었다는 걸

우리가 깨질 때야 알았어

그만을 외칠 때

비수를 내뱉는 유리창의 입

투명한 표정

투명한 말

그래서 믿음이 쉽게 깨진 걸까

너무 환해서

우리가 열린 줄 착각했지

먼 것조차도

어느 날은 그렇게나 가까이

줄줄 흘러내리던 걸

구름도 가깝고

내일도 가깝고

우리가 겨우

유리창의 깨진 말을 알아들었을 때

처음으로 새들의 대화를 들었어

그게 진짜 시작인 것처럼

-시 「와장창」 전문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협오와 갈등이 만연하다. 혐오에서 오는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분열의 시대다. 세대 간 갈등, 젠더 갈등, 정치적 신념의 갈등 등 작고 큰 갈등이 넘친 사회를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분단의 아픔을 겪으면서 지리적·정치적 갈등이 심각해졌고 정치 문화적 격동과 경제 성장을 겪으면서 이념과 가치관의 갈등이 깊어졌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면 적대시하고 차별하며 경시하기까지 한다.

물론 사람은 천성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동질적 사고를 하는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과 다르게 사고하는 사람과 갈등과 대립을 하는 상황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기피하기 마련이다.

요즘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토론을 가르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즉 갈등을 인식하고 나와 다른 입장의 의견을 듣고 반박하고 내 의견의 근거를 제시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토론은 나와 다른 의견이 전제다. 의견이 같다면 토론이 필요 없으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나와 다른 의견을 들어볼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주의 깊게 듣고 반박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더불어 내 사고도 확장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토론은 열기는 뜨거울 수밖에 없고 그만큼 매력적인 대화의 한 형태다.

나는 토론을 가르칠 때 아이들에게 기록하며 대화하도록 지도한다. 기록은 상대방의 말이 끝까지 차분하게 듣게 도와주고 나의 의견을 전달할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우리는 나와 다른 의견을 끝까지 침착하게 듣는 일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무조건 배척하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그것도 매우 저속한 신조어를 굳이 만들어 비판함으로써 극도의 혐오 의식을 조장하기까지 한다.

이런 혐오 문화가 만들어진 데에는 저급한 정치 문화와 SNS의 폭발적인 성장도 한몫했다고 본다. 유권자의 지지를 받기 위해 정치인들은 국민 사이의 혐오와 갈등을 부추긴다. 또한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인 독설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유튜버들도 많다.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독설을 내뱉는 입. 이들의 입이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

토론을 가르칠 때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언급한다. 나와 다른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데, 이때 언어의 품격이 필요한 것이다.

혐오의 말은 비수다. 서로의 믿음을 깨고 상처를 낸다. 지금 우리 사회엔 깨진 유리창이 많다. 그러나 긍정의 힘으로 존중하고 연대하면서 유리창 밖으로 나가야 한다. 독설의 입이 깨진 이곳이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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