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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7.26 17:54:08
  • 최종수정2022.07.26 17:54:08

조우연

시인

약국(藥國)

아픈 자가 이 나라의 일개 서민들이다.

그들은 아프지 않은 날이 없으므로 약 없이는 살 수 없다. 환절기 감기부터 근육통, 생리통부터 치통까지 약국의 약 없이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약국에서는 안 아픈 자가 지배자다.

그들은 약의 공급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권력을 유지한다. 한번은 약값 인상으로 전국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언론은 약물 오남용과 금단현상으로 인한 일시적 폭동이며 공권력 강화를 연일 떠들어댔다. 금식에 들어간 고공농성자의 얼굴이 누랬다. 영양제 투입이 시급했지만, 그는 끝내 투약을 거부했다.

강원도 태백 어디에 모여 과감히 정부가 주는 약을 끊고 자연적 치유를 도모하는 무리의 소문도 들렸다. 산야초를 뜯어 약재를 만들어 팔기도 하는데, 되레 고가라 도시민에겐 언감생심이다.

눈 뜨면 약을 삼킨다. 눈을 위해, 간을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약발로 버티는 약국의 일개 소시민으로서 삼키고 삼키고 또 삼킨다.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탈모쯤이야.

문제는 내성이다. 몸속의 어떤 슬픔이 약에 저항하는지 다량의 복용으로 끝내 생을 놓고 가버린 사람을 생각한다. 어떤 사회학자은 그들을 약자라, 사회적 약자라 기술했으나

무정부주의자, 난 그렇게 생각한다. 모두가 환상통에 끙끙대는 나라, 지금 약국은 전성기다.

사회적 약자에 관한 생각으로 쓴 시다. 살기 위해 이런저런 약을 복용하고 있는 약(藥)자를 약(弱)자와 동일시하여 시를 썼지만 사실 약자(弱者)들은 살기 위해 약을 많이 복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경제적 빈곤으로 제때 적절한 약을 복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유럽과 미국은 연일 40도를 넘는 폭염을 겪고 있다. 포르투칼에서는 최근 열흘 간 1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스페인 등 다른 나라의 인명 피해도 심각하다. 이들은 대부분 폭염으로 인해 열사병으로 숨지거나 심장병과 호흡기 질환이 악화되어 사망한 사람들이다.

폭염과 같은 자연 재난이 닥쳤을 때, 사망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많은 시간 노동 현장에 노출되어 있거나 거주 환경이 취약하거나 나이가 많거나 건강 상태가 불량한 경우다. 물론 경제적 능력도 낮고 사회적으로도 고립되어 있다. 에어컨이 없는 쪽방촌에 혼자 사는 노인들이나 염천에 노동하는 근로자들처럼 말이다.

폭염이 덮치는 여름은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보여준다. 사회적 취약계층은 폭염을 이겨낼 여건이 안 된다. 제일 먼저 쓰러진다. 사실 사회적 취약계층들은 날씨에만 쓰러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회적인 차별과 혐오 속에서도 쓰러진다.

신문에서 장애인들이 지하철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한 일을 다룬 기사를 본 적 있다. 기사에 대한 댓글을 크게 양분되어 달리고 있었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장애인들의 지하철 이동이 원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정부에 대한 분노를 토로하는 한편, 사정은 알겠으나 출퇴근 시간에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줘가며 시위를 하는 장애인들에게 불만을 호소하고 있었다.

적잖이 놀랐고 부끄러웠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하는데 아직도 장애인들의 지하철 이동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현실 때문이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교통공사는 열차운행과 업무에 방해받았다며 시위에 참여한 장애인들을 경찰에 고소하고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출한 것으로 안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적절한 손길이 주어지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라 본다. 사회적 약자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 불만의 댓글은 우리 사회의 각성과 국가에게 향해야 한다.

폭염이 당분간 심각할 것이다. 주기적인 방문과 열사병 예방 시설확충과 같은 국가 사회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회적연대만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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