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9.14 17:00:18
  • 최종수정2023.09.14 17:00:33

한기연

음성문인협회장

여름 늦더위가 9월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제법 굵은 비가 내린다. 대학원 개강 후 두 번째 수업은 교수님과 저녁을 먹고 시작하기로 해서 평소보다 일찍 길을 나섰다. '논문연구'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교수님 수업은 빠짐없이 듣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교수님과 함께 공부하는 학우들과 담소를 나누며 맛있는 식사를 했다. 종갓집 종손이지만 관습에 얽매지 않고 자신의 주관대로 삶을 살아온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가 숙어졌다. 자신있고 당당하게 독립적으로 산 세월이 대단해보인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교수님은 '자신을 위해 살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아동심리를 전공하신 분답게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계셨다.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던 장면이 떠오른다.

지난 토요일, 도착한 현장은 입구부터 요란했다. 아직 공연 시작까지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많은 이들이 색깔별로 부스를 만들어 홍보하느라 여념 없다. 머리띠부터 별 모양 봉까지 다른 색깔을 살펴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색깔로 구분하여 각인시키고 있다. 소위 말하는 팬덤이다. 굿즈 상품을 파는 노점상도 있다. 우리 일행 네 명을 본 팬들은 먹잇감을 발견 한 하이에나처럼 달려 들었다. 팬클럽 가입을 종용하며 갖가지 선물 공세를 펼친다. 혼자라면 벌써 마음이 흔들려서 누구라도 상관없이 팬클럽에 가입했을 터이다.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일행 덕분에 난관을 뚫고 무사히 자리에 앉았다.

지인의 딸 덕분에 '불타는 트롯맨' 초대권으로 천안 공연장에 왔다. 이미 전국투어 콘서트를 11개 도시에서 25회 했는데, 앙코르 전국 투어를 다시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 보니 대부분이 50대 이상의 여성분이 많았고 부부로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뿐 아니라 출연진 모두에게 환호하고 반짝이 봉을 흔들었다. 두 시간 반 넘는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소리 지르는 그들이 대단해 보였다. 누가 그들을 여기까지 오게 했을까?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코로나 시기에 트로트 열풍이 불었다. 나 또한 빠짐없이 챙겨 보고 전화투표까지 했다. 노래 한 소절이 내 얘기인 양 서럽고 슬퍼서 울기도 하고, 신나는 리듬에는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은 시즌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이어진 가장 큰 이유는 팬 덕분일 것이다.

작년에 모 방송 프로그램으로 스타를 향한 덕질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숨어 있는 사연을 담아내는 토크쇼가 있었다. 스타를 향한 마음으로 우울증을 극복하기도 하고 팬심을 수줍게 표현하는 순애보적 사랑에 감동하면서 즐겨봤다.

청춘의 뜨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저들의 일탈은 지금까지 소극적으로 살아 온 삶으로부터 탈출이다. 자기 자신보다는 가족을 먼저 챙기고 무미건조한 일상에 파문이 일면서 스스로 이 자리까지 왔을 것이다. 무대에서 노래부르는 가수보다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커졌다. 어떤 형식이든 교수님이 말씀하신 '자신을 위한 삶'의 길로 들어 선 것이다. 내 손을 등 뒤로 돌려서 스스로를 안아주고 토닥인다. '그래, 잘하고 있어.'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