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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0.20 17:18:31
  • 최종수정2022.10.20 17:18:31

한기연

음성문인협회장

시월의 푸른 하늘과 맞닿은 단풍이 곱다. 어쩌면 저리도 곱고 아름다울까· 여유롭게 가을 산을 오르지는 못하지만 스치듯 보이는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다. 바쁜 틈을 비집고 가을 단풍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잔디밭을 종종대던 그날은 더욱 귀한 시간이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오전 수업을 취소하고 주문해 놓은 떡을 찾아서 평생학습관으로 향했다. 일찌감치 도착해보니 학습관 주변은 행사 관계로 차댈 곳이 없다. 떠들썩한 분위기에 벌써부터 흥분된다. 충북평생학습박람회와 음성군 평생학습 대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현장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토론회가 있는 2층으로 오른다.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이 좌장으로 진행하시는 토론회에 인사드리려고 온 참이다. 이곳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반갑고 기뻤다.

밖으로 나오니 다양한 부스가 선물처럼 잔디밭에 펼쳐져 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났다. 이십 오 년 전 방과후 수업으로 공예 분야에 발을 디뎠다. 그 후 한 해도 쉬지 않고 관련 분야의 자격을 취득하며 전문가의 소양을 갖췄다. 정규대학을 다니지는 않았지만, 방송대에서 경영학을 졸업하고, 다시 교육학과로 편입해 평생교육사 자격 취득을 목표로 공부했다. 대학원에서도 평생교육을 전공했다. 그러니 이 축제는 내게 어릴 적 종합선물세트처럼 반가웠다.

마지막날에는 체험 부스에도 참여했다. 담당 교육사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아들여 '종이접기'로 주제를 정했다. 주제를 정할 때 그는 '선생님이 가장 잘 하는 종이접기'로 하라며 조언했다. 시작부터 모든 것을 내게 맡기고, 나의 지도력을 믿어주는 이를 만난 것도 행운이다. 지금까지 쌓아 온 나의 시간과 경험이 헛된 것이 아님에 감사하며, 아직도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힘이 된다.

나는 작지만 다부지게 일을 벌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호박벌은 작은 체구로 꿀을 모으기 위해 하루 평균 200km 이상 되는 먼 거리를 쉴 새 없이 날아다닌다고 한다. 작은 체구와 비교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리를 날아다니는 셈이다. 호박벌은 날 수 없는 신체구조로 되어 있어서 몸통은 크고 뚱뚱한 데 비해, 날개는 작고 가벼워서 날기는커녕 떠 있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이다. 하지만, 호박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비행을 한다. 호박벌은 자신이 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오로지 꿀을 모으겠다는 일념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호박벌이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먼 거리를 비행하는 기적처럼, 목표는 인생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거친 파도와 역경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 인생의 후반기에서 되돌아보니 나는 뚜렷한 목표도 없이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즐겼다. 즐겼기에 그 모든 도전이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중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절망감으로 좌절하더라도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던 용기가 사라졌다. 자신감을 잃을 즈음에 응원군을 만난 것은 다행이다.

몇 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망설이고 주저하는 나를 채근해서 또 다른 활주로에 세웠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워야하는 팔자소관이다. 시작이 어렵다고 했던가? 벌써 일 년의 해가 기울어간다. 핸리 포드는 '장애물이란 목표지점에서 눈을 돌릴 때 나타나는 것이다. 목표에 눈을 고정하고 있다면 장애물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미 나의 비행은 시작되었고 멈출 수 없다.

넓은 잔디밭이 푹신한 양탄자 같다. 푸른 하늘과 단풍 고운 날, 새 한 마리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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