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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연

음성문인협회장

지난 주말부터 계절을 거꾸로 거스른 듯 춥다. 때아닌 차가운 바람에 우박이 떨어지고 벚꽃길에는 바람을 견디지 못한 꽃잎이 뒹군다. 다행히 거센 비바람에도 봄이 다 무너지지는 않았다. 꽃은 여기저기서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아파트 화단에 자목련 꽃잎도 더욱 아름답다.

지인은 아파트 베란다에 제라늄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로 화단을 만들었다. 음식 솜씨가 좋은 그녀의 초대로 거실에 앉아서 식사하며 꽃구경을 덤으로 하는 날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깔끔하고 부지런한 성품의 주인을 만난 화초는 붉고 노란 꽃을 피우며 싱싱함을 뽐낸다. 창문을 닫아도 전해지는 향기와 아름다움이 마음을 이완해준다. 요즘 나이가 들어가는 방증을 자주 느낀다. 꽃을 사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했던 예전과 달리 꽃이 주는 기쁨을 알아가는 중이다. 특별한 날 받은 꽃다발을 오래도록 보기 위해 물갈이도 신경 쓰고 때로는 말리기도 한다.

대학원 원우회에서 박사학위 취득 축하로 받은 프리지어 꽃을 오래도록 보는 중이다. 처음 꽃을 받았을 때는 노란 등불을 켜 놓은 것처럼 거실이 환하게 빛났다. 친정엄마를 모셔왔을 때 그 꽃을 보고 가까이 가서 만져보기도 하시고 향기도 맡으며 웃으셨다. 작년까지만 해도 꽃을 봐도 시큰둥하시고 관심 없어 하시더니 달라지셨다. 친정집에 잠깐씩 들르면 밖에서 꺾어 온 꽃이 컵이나 병에 꽂혀 있곤 했다. 시들어도 버리지 못해서 갈 때마다 치우는 게 번거롭기는 했지만 무표정한 엄마가 예쁜 꽃에 관심을 두게 된 것으로도 기뻤다. 집에 가실 때 프리지어꽃 몇 송이를 챙겨드렸다. 남은 꽃은 며칠 동안 생화로 감상하다가 물을 빼고 말렸다.

프리지어 꽃은 발레리나의 실루엣처럼 보여서 '발레리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화사한 색감과 색상별로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어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때 특별한 감동을 줄 수 있기도 하다. 나는 이 꽃 이름을 들으면 노란색이 먼저 떠오른다. 노란 프리지어는 '순수한 우정'과 '밝은 에너지'를 상징하며 꽃말은 그에 걸맞은 '우정'과 '행복'을 뜻한다. 이 꽃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향기이다. 달콤하고 상큼한 향기는 기분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

4월에 느닷없이 찾아온 추위 속에서도 꿋꿋이 피어나는 꽃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평온하게 피워올린 그 이면에 애쓰고 견딘 하루의 고단함도 보인다.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존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꽃처럼 힘을 낸다. 더 나빠지지 않고 꽃을 보고 환히 웃는 엄마가 곁에 계신 것도 행복이다. 지나친 걱정도 하지 말고 두려움 없이 살아가리.

불 꺼진 거실, 적막이 감도는 어둠 속에서 프리지어꽃이 유난히 노랗다. 무생물과 감정교류가 싫지 않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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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