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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3.06 17:35:31
  • 최종수정2019.03.06 17:35:31

맹은영

충북도 바이오정책과장

얼마 전 그릇장을 뒤지다가 오래된 밥그릇과 국그릇을 발견했다. 지금은 없어진 반상회보 속 '틀린 그림 찾기'에 응모해 경품으로 받았던 그릇이었다. '칸○'이라는 초코과자를 먹을 때면 과자를 뜯기 전에 포장지 박스의 '틀린 그림 찾기'부터 풀고, 독서와는 담을 쌓았지만 <월리를 찾아라>라는 책은 필독서(복잡한 그림 중 '월리'라는 캐릭터를 찾는 그림책으로, 제목 외에는 글씨가 없어 독서라고 하기에는 무색하다.)로 여겼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릇을 보며 왜 우리는 '다른 그림 찾기'가 아니라 '틀린 그림 찾기'라고 했을까 하는 뜬금없는 의문이 들었다.

'다르다'와 '틀리다'라는 단어를 확실히 구분하게 해준 영화가 있었다. 바로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 중 주인공 이병헌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장면에서 이렇게 말한다.

"많이 틀리는 말이, '틀리다'와 '다르다'야. '너와 난 틀려'라는 말은 틀리고, '너와 난 달라' 이렇게 말해야 맞지. 틀리다는 건 'wrong'이고 다르다는 건 'different'니까."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는 뜻이고,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는 것은 '틀리다'이다. '백인과 우리는 피부색이 틀리잖아.'라고 무심결에 말을 뱉을 수 있지만,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 생각하면 그것은 차이가 아니라 차별이 될 수 있겠다싶다.

<메종 드 히미코>라는 일본영화가 있다. 오래 전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게이 아버지를 부정하며 살아온 여주인공은 유산 상속을 목적으로 아버지가 만든 게이들을 위한 양로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일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데에 대한 증오와 혐오감으로 가득했던 시선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순수함과 숨은 외로움을 이해하게 되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는 내용이다. 10여 년 전 처음 봤을 때에는 소재가 약간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꽤 의미가 있다 생각했는데, 최근 문득 떠올라 다시 찾아보면서도 그 때와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다만, 소재에 대한 종교적, 정치적인 논쟁은 사양한다.)

한글날이 가까워 오는 것도 아니고 '우리말 나들이'도 아닌데 뜬금없이 다른 것과 틀린 것을 왜 이야기하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나도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상대방을 설득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반성과 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중앙부처를 방문해 사업 설명을 하거나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에 맞지 않는다', '그런 법해석은 틀렸다' 등의 대답을 듣는 경우가 있다. 다르게 볼 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에 칼같이 '노'를 외치는 상황에 말문이 막힌다. 그런데 나 역시 민원인들에게 그렇게 답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이번 기회로 인해 전향적으로 모든 '다른' 관점들을 다 수용해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한 번 더 고민해보고자 한다.

최근 '핫'한 규제 샌드박스, 규제자유특구 역시 기업의 관점에서 공무원의 '틀린' 생각을 '다른' 아이디어로 바꿔줄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또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융복합 혁신제품 지원단'을 구성·운영하여 총괄 조정 및 허가와 연계된 사전컨설팅을 통해 혁신적인 신제품·신서비스의 빠른 시장 출시를 돕고자 한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들이 모여 점차 틀림이 다름으로 변화되지 않을까.

"아구럴수도있겠당" 개그맨 유세윤의 SNS 문구라고 한다.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미다. 언젠가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세상에 이해 못 할 일은 없다, 벌어지지 않을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는 말에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100만원 광고'를 기획하고, '월간 윤종신'을 패러디한 '월세 유세윤'을 통해 진지하지만 웃긴 노래들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그는 이 시대의 '다른 남자'가 아닐까. 틀릴 것이라는 걱정보다는 다름이 인정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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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