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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은영

충북도 법무통계담당관

작년 여름, 관심 있는 작가가 라디오 프로그램 DJ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당장 그날부터 듣기 시작한 프로그램이 MBC의 '라디오 디톡스 백영옥입니다'이다. 새벽 2시에 시작하다보니 아침형 인간인 나로서는 도저히 '본방사수'가 어려워 팟캐스트로 챙겨듣고 있다. 작년 한 해 주요 관심이슈 중 하나가 'MBC 파업'이었는데, 부끄럽지만 그 이유 역시 파업으로 제작이 중단된 이 프로그램의 조속한 재개를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눈이 아니라 귀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힐링 중독' 끊을 수 없게 되었다. 바로 '딥톡스(deep talks)'라는 코너 때문이다.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청취자의 고민을 하루에 하나씩 소개하고 상담하는 시간으로, 여느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연애 관련 고민부터 모녀 또는 고부간의 갈등 같은 가족관계, 상대를 잘 위로하는 방법 같은 인간관계, 사토리세대(198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난 10~20대 중반의 사람들로, 돈이나 출세에 관심이 없는 세대)나 꿈과 현실 간의 갈등 등 진로상담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오래된 친구와 멀어지는 방법,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삼촌팬, 사랑에 빠진 아홉 살 아들을 둔 엄마의 '웃픈' 고민도 있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이다.

'딥톡스'는 여느 프로그램과 같은 단순한 위로를 전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을 들여 고민을 분석하고 솔직한 답변을 전한다. 작가답게 전문서적이나 전문가의 기고 등에서 발췌한 내용을 읽어주거나 위로가 될 만한 책들을 턱턱 소개해주기도 한다. 가끔은 과도한 감정이입으로 화를 내거나 울음을 참느라 기계고장을 의심할 정도의 무음이 지속되기도 한다. 하루에 하나씩 고민을 풀어나가야 하는 압박에 혹여나 DJ가 하차해 프로그램이 종영될까 나 혼자 쓸데없는 걱정을 할 정도면 말 다했다.

몇 년 전 엄마와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친구가 있었다. 가만히 듣고만 있는 것도, 뭐라고 답을 주는 것도 어려웠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난감한데다가 머리도 아파왔다. 친구는 본인에게 답을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나 혼자 세상 다 잃은 표정이라며 더 이상 이야기를 못하겠다고 답답해했다. 모든 성공의 비결은 '경청'이라는데 난 성공하기는 글렀다 싶었다.

다른 사람의 궁금증이나 문제를 들어주는 것도 어려운데,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이 설령 작은 도움에 그치거나 만족스러운 답을 주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매일 나의 '개떡 같은' 질문에도 '찰떡같이' 답해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신년이 되자마자 자리를 옮겼다. 도 행정에 필요한 자치법규를 검토하고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다루는 자리이다. 사회생활을 1년 더 하면서 아는 사람도 늘어났다. 질문을 받고 답을 줘야 하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 능력은 부족하지만 경청과 공감을 넘어 진심을 다해 답을 주려는 노력을 해보고자 한다. '딥톡스(deep talks)'가 될 만큼.

그런 점에서 우선 독자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 하나.

나부터도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법률적 애로사항이 있으면 가장 먼저 검색창부터 찾는다. 하지만 좀 더 전문적인 답변을 원한다면 "사이버 법률상담실"을 이용해보시면 어떠실지. 우리도 홈페이지(http://www.chungbuk.go.kr) 와 "모바일 충북" 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변호사·관세사·변리사·세무사 등 전문가가 세금, 행정, 형사 등 각종 분야에 대해 법률적인 애로사항을 상담해준다. 심지어 무료로 말이다. 답답한 마음에 사이다 같은 상담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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