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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경영학박사

'한번 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

최근까지 젊은이들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욜로'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광풍을 일으키고 지나가더니, 올해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젊은이들의 가치관을 대표하는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사용 된 이 단어는 벌써 각종 문화 상품이나 소비 트렌드에도 반영되고, 기업들 역시 소비 촉진의 핵심 전략으로 활용하기 위해 각종 이벤트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실 소확행,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행복감을 일컫는 단어로 암울하고 불확실한 현실에 놓인 청년들에게 그들이 현재를 버티기 위해 의도적으로 '찾아 낸' 한줄기 희망처럼 보인다.

서랍 안에 반듯하게 개어 정리 된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갓 구워낸 따뜻한 빵을 호호 불며 치즈처럼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이 소확행이라고 말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이어, 최근 '리틀포레스트'라는 영화에서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청춘들에게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자연', '힐링', '음식'에 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요소 없이도 충분히 관객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촬영 기법 역시 매우 단순하고 반복적인 화면이 이어짐에도 주인공이 천천히 느끼는 바람과 맛있는 음식의 맛이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나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는 행복이며, 멀게만 느껴졌던 행복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리라.

혼밥이 유행이고 혼술이 유행이며,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날로 확대되고, 간단하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컵밥집들이 즐비하다. 집단적인 것 보다 개인적인 것들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혼자인 사람들은 가족들과 함께 먹는 따뜻한 밥 한 끼가 그들에게 '소확행'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 걱정 없이 친구들과 담소 하는 것에 '소확행'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현재 청년들을 떠올리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주를 이루었던 상황에서, 왠지 '소확행'은 청년들에게 한줄기 희망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보면 '오죽하면' 창틀에 키우는 꽃 화분에 물을 주면서, 햇볕에 널어 둔 까실까실한 이불을 덮는 순간에 행복을 느낄 수 밖에 없을까 하는 생각이 함께 들기도 한다.

사실 그저 반복적이고 단순한 일상이라도 행복이라고 느끼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기성세대에서는 또 다시 더욱 큰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소확행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고 한다. 좋은 직장을 얻고,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집과 차를 사고, 결혼해서 아이 잘 낳아 기르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기성세대들도 차분하게 돈이 많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얼마나 행복함을 느꼈는지 돌아 봐야 할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그 행복을 굳이 인생의 큰 사건에만 느낄 필요가 있을까· 행복을 느끼기 위해 큰 돈과 노력이 들지 않는다면,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많은 순간들을 행복이라고 느끼려는 청년들의 생각에 오히려 더 많은 공감과 지지를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비 오는 날 자글자글 기름에 구워 진 파전을 구워주셨던 어머니의 마음도, 월급 날 정육점에 들러 삼겹살을 사 오시던 아버지의 마음도 결국 '소확행'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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