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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경영학박사

 에메랄드 빛 해변에 아기자기한 예쁜 까페들이 즐비한 한 제주도 바닷가에서 자그마한 해물라면집을 하는 젊은 사장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이름만 대도 알만한 우리나라 대기업 IT분야에 종사하던 이 젊은 사장은 매일 밥 먹듯 이어지는 야근과 격무로 지칠대로 지친 심신에 나름의 휴식을 주기 위해 입사한지 3년만에야 처음 '연차'라는 이름으로 도망치듯 휴가를 내고 제주로 향했고, 그 이후 회사원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 끝에 제주도에 터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3년간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지만, 문득 양치하다 거울을 쳐다보니, 시뻘겋게 충혈 된 눈, 부스스한 머리,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불룩하게 나온 배, 거뭇거뭇해진 까칠한 피부의 중년 남성이 서 있더란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일과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거나 충분한 휴식을 갖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든 조직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기업의 내규가 문제가 될 수도 있고, 개인의 성장 욕구 때문에 스스로 본인을 혹독하게 다루는 경우도 있다.
 조직의 문화가 너무 경쟁적일수도 있고, 기업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업무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찾기 힘든 여러 가지 이유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들 때문에 인간의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즉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휴식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곤 한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 연차를 활용해 3박 4일의 휴가를 계획한 제주도 해물라면집 사장님은 휴가를 떠나기 위해 휴가를 신청했는데, 과장님은 왜 휴가를 3박 4일이나 신청하냐며 꼬치꼬치 물으시더니, '이렇게 다들 바쁜데 혼자 휴가를 떠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며 일장 연설을 하셨고 어찌어찌 과장님 윗분인 본부장님께 휴가 결제가 올라가니 본부장님은 이 젊은 사장을 두고 '이기적인 사람'이라며 나무라시더니, 설상가상으로 직원들이 바람을 쐬길 원하니 토요일에 다 같이 등산을 하자시며 직원들 전원 등반 참석을 명령하셨단다.
 사실 이런 사례들은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하는 매우 빈번히 일어나는 일들이다. 꼭 개인의 휴식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 때문에 연차를 내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왜 연차를 신청하는지 상사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갑자기 멀쩡한 딸아이가 아프기도 하고, 시골에서 잘 지내고 계신 부모님이 편찮아지시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근로자들은 연차를 신청하느니 그냥 출근해서 일하는 것이 속 편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전체 근로자가 하나의 집단이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집단주의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리더는 근로자들이 한 눈 팔지 않도록 관리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이러한 문화에 힘입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뤘으며, 이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폄하할 수 없다.
 그러나 산업과 시대가 변화하면서 기계가 아닌 '사람'에 의해 부가가치가 결정되는 창의성의 시대에서는 각 조직에 속한 '개인'이 창의성의 원동력이며, 부가가치를 이끌어내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근로자들에게 휴식은 당연한 권리이며, 동시에 기업에는 더 많은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인식을 확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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