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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9.19 18:22: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혜진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마음이 울적해서 깊숙이 넣어둔 사진첩을 들여다보았다. 몇 년 동안 사진첩이 있다는 자체도 잊을 만큼 무관심 했던 사진들이다. 꿈 많던 풋풋한 시절의 모습이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내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하고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진한 그리움이 밀려왔다. 그리움에도 나이가 있다더니 꼬박꼬박 나이를 먹은 그리움이 사진 속에 켜켜이 쌓여 있다가 한꺼번에 밀려온 것이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너무나 바쁘게 달려 오다보니 인생의 가운데 부분이 어느 새 저만치 멀어졌다. 그 땐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내 아이들은 좀 더 다르게 키우겠다는 야무진 계획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인생이 모두 계획한 데로 흘러가 주지는 않았다. 이제는 사진속의 어린아이가 커서 어느 새 어른이 되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었다. 시간이 언제 그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모를 일이다. 행복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가운데 지나간 시간의 흔적들만 말없이 사진 속에 남아있었다. 정확한 이유도 없이 그냥 눈물이 핑 돌았다.

유행가 가사를 빌리지 않더라도 인생은 생방송이며 일회성이라는 걸 시간이 많은 그 때는 알지 못했다. 사용해도 계속해서 공짜로 나오는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무한정 많은 시간이 남겨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다지 아까운 줄 모르고 낭비했었다. 그건 한정된 아껴 써야 할 귀중한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하긴 모든 게 영원하다면 무엇이 그립고 무엇이 또 행복하겠는가.

나는 가끔씩 황당한 상상을 하곤 한다. 내가 만일 청춘으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워 지금과는 전혀 다른 내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고, 영화 속에서 봐 두었던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도 지어서 살아본다. 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완벽하게 살아내지 못한 삶의 여정에 대한 미련과 후회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나간 일을 후회하고 그리워만 하면 안 되겠지? 후회 한다고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니까. 신이 아닌 인간은 다 후회하며 살게 된다. 삶을 돌이켜보면 때로는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그 때는 그 게 최선이었고 가장 신중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귀한 선물은 인간 개개인에게 얼마의 시간이 남겨졌는지 알지 못함이라 한다. 내일 내 인생의 끝 날이 기다리고 있다하더라도 그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행복한 내일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남겨진 시간을 안다면 불안하고 초조해서 아마도 미쳐버릴지 모를 일이며 모두가 희망의 끈을 놓고 소모적이고 방탕한 일들로 세상을 어지럽히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나는 한 십년 쯤 후에는 오늘의 내 모습을 또 그리워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한 십 년만 젊어도 뭔가를 거창하게 해 볼 텐데.' 하고서 말이다. 그 때 더 늦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오늘을 잘 살아야 함은 물론,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면 꿈을 이룰 수 있는 옳은 판단을 하는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수시로 점검하고 특별관리 하면서 남겨진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잘 써야 하겠지. 자신이 택한 인생길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평생 의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은 불행한 일이니까.

꿈꾸는 것은 누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라서 꿈꾸는 것도 그 꿈을 이루는 것도 아주 특별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누구나 이루기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인생에 의미가 있다고 하는 것은 각자 주어진 삶 속에서 모두 다른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을 갖고 살기 때문일 것이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주변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인내하며 기다린다는 것, 그것은 분명 행복의 문을 여는 시작일 것이다. 또 그렇게 인내하며 살다보면 한때는 눈물로 얼룩졌던 날들이 나중에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바뀌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지금 정말로 꿈꾸며 살고 있는지요? 아니면 아직도 사진첩 속에 이루어야 할 꿈들을 묻어두고 있지는 않는지요?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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