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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2.26 18:18: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혜진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너무 바빠서 항상 쫓기는 것 같을 때 /고민 때문에 생각들이 꼬리를 물 때 /사람으로부터 상처받아 힘들 때 /미래가 깜깜하고 불안하기만 할 때 /우리 잠시 멈추어요.

멈추면 비로소 보여요. /내 생각이 /내 아픔이 /내 관계가.

그리고 멈추면 내 주변이 또 비로소 보여요. /나를 항상 도와주는 가족과 동료들의 얼굴들 /매일 지나치지만 볼 수 없었던 거리의 풍경들 /들어도 잘 들리지 않았던 상대방의 이야기들.

내가 지금 하는 것을 잠시 쉬면 /내 안팎의 전체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요. -혜민 스님의 글 중에서-

나는 한동안 등산을 참 좋아했다. 동료들과 전국 유명산을 찾아 정산에 오르는 기쁨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기분이다. 등산을 할 때 쉬지 않고 오르다보면 앞서가는 사람의 발뒤꿈치만 보면서 걷게 된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중간 중간 쉬면서 오르다보면 보이지 않던 사물이 눈에 들어온다. 신비로운 모습으로 포개진 건너편 다른 산도 보이고, 숲과 나무가 보이고 나뭇잎들이 보인다. 봄에는 연둣빛 어린잎들을 보면서 희망을 키우고, 녹음 짙은 여름엔 살아있음이 행복하게 느껴지고, 가을 산 고운 단풍을 보면서는 마무리하는 아름다움을 배울 수 있으며, 겨울엔 꽁꽁 얼어붙은 자연 속에 생명이 숨죽여 봄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정말로 가던 길 멈추어야 비로소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 한다.

이제 우리는 임진년 끝자락에 와 있다. 정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는 것이다. 가는 세월이 아쉬워 망년회라는 이름을 걸고 각종 모임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목청을 높이며 한바탕 거나하게 취하기도 한다.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주부들은 가정의 알뜰한 살림을 위해, 취업준비생은 자신이 바라는 직장을 구하느라 애쓰고, 학생들은 좋은 성적과 진학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을 것이다.

나 역시 아침저녁 두 시간씩 출퇴근 시간에 쫓기면서 쉬지 않고 일에 몰두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운 시간 위에 서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갖지 못했다. 중간 중간 멈추어 쉬면서 지나온 길도 더듬어보고 가야할 코스로 제대로 잘 달리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었는데 말이다.

갑자기 동물들의 경주가 생각난다. 처음 한 마리 동물이 달리기 시작하자 다른 동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따라 달리고, 그 다음엔 많은 동물들이 큰 일 난줄 알고 덩달아 달리기 시작하여 끝도 없이 달리는 우화가 떠올라 웃음이 난다. 우리도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닌데도 생각 없이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흉내 내면서 덩달아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남들이 돈을 버니까 나도 벌어야 하고, 남들이 소유하니까 나도 무조건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동물들의 경주처럼 그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나는 요즘 강제 멈춤을 당한 느낌이다.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나만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달리다보니 형제의 어려운 사정을 헤아리지 못했다. 형편이 어려운 동생이 사채를 끌어다 쓰고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혼자 감당키 어려워 도움을 청해왔다. 이제 동생의 빚은 무거운 짐이 되어 내 어깨를 누르고 있다. 앞만 보고 달리던 길 잠시 멈추고 주변도 살폈더라면 일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 이제야 형제의 아픔을 보게 된 것이다. 인간 생활에 있어서 돈이란 꼭 필요한 것이며 참 좋은 것인데 그 물건이 인간 마음대로 조정이 안 된다는 점이 문제다.

우리 모두는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가야 하리라. 함께 가는 대열에서 낙오되는 형제는 없는지 간간이 살피면서 말이다. 하루코스의 등산길에서도 잠시 멈추면 많은 것들이 보이듯이 우리의 긴 인생 여정에서도 가끔씩 멈추어 서서 지나온 길과 주변을 둘러보아야 하리라. 그러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일 테니까.

여러분을 둘러싼 세상이 너무 바쁘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는지요? 이럴 땐 잠깐 멈추고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하네요. 지금 내 마음이 바쁜 것인가, 세상이 바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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