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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5.02 16:37: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혜진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나는 지금 여러 가지 호칭을 달고 산다.

가정에서는 아내, 엄마, 시댁에서는 큰 며느리, 큰 동서, 큰 엄마, 친정에서는 큰딸 큰 언니, 큰 누나, 큰 이모, 큰 고모 등이다. 또 직장에서의 호칭과 사적인 모임의 각기 다른 많은 호칭으로 살면서 그 값하면서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도 힘든 일이라는 걸 새삼 실감한다.

무슨 기념일이나 이벤트성 절기가 오면 더욱 그렇다. 공식적으로 치러야 할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 등을 제외하고도 조카들의 초·중학교 입학이나 대학 진학, 결혼, 군 입대 등이 그렇고, 동생들의 집들이나 이사 등 수없이 많은 행사에서 호칭에 대한 값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양가 팔남매의 맏이끼리 인연을 맺은 남편과 나는 때로는 조카들의 이름도 순서대로 외우기가 쉽지 않다. 조카들이 태어 날 때 출산병원 방문을 비롯해서 백일이나 돌잔치 등도 참석해서 축하해야 함은 물론, 그 아이들이 자라면서 맞이하는 각종 행사나 절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뿐만 아니라 모임도 많아 모임의 회원들 행사도 달력에 표시 해놓고 잊지 않고 축하해야 할 일이 많다. 축하인사 드려야 할 행사나 모임이 많다고 해서 모른 척 그냥 지나치고나면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 호칭에 걸맞는 행동과 자리 값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직장에서도 그 호칭의 자리 값하기가 어렵다. 너무 나서서 설쳐도 안 되고, 너무 물러서서 모른 체 해도 안 되고 알맞게 행동한다는 것이 진짜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중간의 자리에 있는 과장 자리는 더 더욱 그렇다. 모자라도 넘쳐도 안 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넘치지 않으려 애쓰다보면 수동적인 자세로 비춰지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다보면 너무 앞서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어렵고 두려운 것이다.

나는 한 동안은 그 중간의 자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혼란을 겪을 때도 있었다. 학교장으로 몇 년 근무하다가 자리를 옮기고 보니, 참모의 위치에서 내 자리에 맞는 역할 해내기가 쉽지 않았다. 주어진 자리에 적응을 잘해야 하는데, 그리 못해서 시간 지나고 나서 후회하거나 안타까워 할 때도 많았다.

어느 교회 사모님이 신도들과 가까워지려고 심방을 열심히 했더니 너무 설친다고 수군거리고, 나서서 설치지 않으려고 조용히 있었더니 신도들의 일을 나 몰라라 하고 구경만 한다고 섭섭해 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열심을 내면 너무 나서는 꼴이 되고 한 발 물러서면 관심이 없다고 야단이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일이다. 이렇듯 모두가 제 호칭 값하기가 힘든 세상이다.

삶의 목표와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호칭에 대한 역할을 너무 눈부시게 하려고 허둥거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눈에 잘 뜨이지 않지만 내용이 들어 있는 충실한 역할 하다보면 오히려 호칭에 맞는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결단코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듬으며 어딘가를 비출 수 있는 빛을 만들며 사는 일, 그것이 아름다운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가정의 달 오월이다.

어린이날부터 시작해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등 다양한 기념일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 호칭이 많다는 것은 주변에 다양한 호칭으로 불러 주는 사람 또한 많다는 좋은 의미이기 때문에 챙겨야 할 기념일이 많은 오월을 행복한 마음으로 맞으리라.

특히 맏이로 태어났다는 것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장자의 복과 장녀의 복을 받은 축복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하늘이 특별히 내려준 맏이 역할에 자긍심 갖고 자연스럽게 내 빛깔로 살 것이다. 여러 가지 호칭에 대한 이름값 하면서 자연스럽게 살다보면 먼 훗날 지나온 삶에 대한 후회가 조금 덜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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