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8.08 16:15: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혜진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지식생태학자 유영만님의 저서「니체는 나체다」를 읽다가 나의 눈길을 강하게 붙잡는 한 대목에서 나는 그만 얼어붙고 말았다. '잘 모를수록 복잡하게 말한다.'는 구절에서 나는 더 이상 도망칠 수가 없었다.

주변에서 무엇이든 어렵게 말하는 사람을 우리는 종종 본다. 설명을 어렵게 한다는 것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라고 한다. 제대로 아는 사람은 쉽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사람들이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설득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유행처럼 우리나라에 열린교육이 뜨겁게 교육계의 판도를 뒤흔들 때 교육계 밖에 있던 일반 사람들은 과연 열린교육이란 어떤 것인가 많이 궁금해 하였다. 어느 모임에서 누군가가 교육계 열린교육의 대가이며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이에게 열린교육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열린교육의 의미부터 필요성, 중요성 등을 열변을 토해가며 길게 설명을 했다. 질문한 사람은 답답해서 간단명료하게 알아듣기 쉽게 얘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질문자의 의도와 다르게 장황하게 열린교육을 설명 했던 기억이 났다.

요즘은 스마트(SMART)교육이다, 스팀(STEAM)교육이다 하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바람이 불면서 교육 시장에도 스마트교육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계에 유행처럼 새로운 용어와 교육방식이 등장해서 일정기간 그것만이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회오리치다가 용어를 제대로 익힐 여유도 없이, 그 교육방법을 제대로 정착시키기도 전에 어느 순간 사라지기도 한다.

어떤 일에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쉬운 것도 어렵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자신만이 아는 전문용어를 주로 사용하다보니 일반인들은 공감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소문난 잔치일수록 먹을 것이 없는 것처럼 화려하고 그럴 듯하지만 정작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용어의 나열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명료하게 하라' 정말로 놀라운 얘기다. 진정한 실력자는 핵심과 본질이 잘 드러나게 단순하고 명쾌한 원리로 답을 얘기한다. 공감이 가는 일상적 사례를 들어 쉽게 비유하면서 본질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반면 어설픈 실력자는 문제의 핵심이 아닌 주변만을 헤매는 경우가 많다. 명료한 것은 결코 복잡하거나 모호하지가 않다. 복잡하게 표현 한다는 것은 사물의 본질과 핵심을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장황하면 복잡해진다. 단순함의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게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뺄게 없을 때 완성된다고 한다. 단순함은 생각의 단순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생각은 복잡하지만 수많은 사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의 핵심만 남게 되는 것이 단순함이다.

대학시절 주관식 시험을 볼 때 정확한 답을 모르는 경우에 동정점수라도 얻을 요량으로 이것저것 핵심도 없이 주절주절 늘어놓았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시험지의 지면이라도 채워서 창피함을 모면할 생각으로 그리했던 것이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쓸데없이 길게 설명하거나 장황하게 얘기하는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과 오래 얘기하다보면 나중에는 피곤함까지 느껴진다. 상대가 말하는 핵심을 찾으려 머리를 쓰다보면 에너지가 소모되고 짜증까지 나게 된다. 사람들은 잘 모를수록 자신의 우매함을 감추기 위해 더 길게 더 그럴싸하게 설명을 한다. 하지만 상대는 다 안다. 말하는 사람이 알고 말하는지 그냥 떠드는지 말이다.

나는 종종 교육계 밖에 있는 사람들도 자주 만난다. 혹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내게만 익숙한 교육적인 용어로 상대방이 공감하지 못한 얘깃거리로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었는지 생각해보니 다분히 그런 경우가 많았음을 느낀다. 오늘 문득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내 부족함을 감추려고 그럴싸하게 포장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뒤통수를 세게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한번쯤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이다. 모르는 것을 감추기 위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는지, 무언가 명료하지 않는 업무 지시로 사무실의 분위기를 어둡고 무겁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