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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2.05 14:54:31
  • 최종수정2017.02.05 14:54:31

이혜진

충북고용혁신추진단 책임연구원

올 해 정부에서는 일-가정을 양립하기에 적합한 근로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발표하였다. 이 제안의 내용은 ⓛ 정시 퇴근, ② 퇴근 후 업무 연락 자제, ③ 업무집중도 향상, ④ 똑똑한 회의, ⑤ 명확한 업무지시, ⑥ 유연한 근무, ⑦ 똑똑한 보고, ⑧건전한 회식문화, ⑨ 연가사용 활성화, ⑩ 관리자부터 실천 이다.

최근에는 많이 유연해 졌으나, 아직도 많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소위 윗분들이 퇴근하지 않으시면 나의 일이 끝났어도 자유롭게 퇴근하지 못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만약 정시에 퇴근하는 것에 크게 어려움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가정으로 돌아가서 또 다시 육아와 살림 등의 두 번째 근무를 회피하기 위해 야근을 자처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퇴근하여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는 것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너무나 발전하고 진화 한 SNS 매체들로 인해 사실상 집에서도 상사의 업무 지시를 받는 것은 어느 순간부터 매우 당연한 업무 소통 방법이며, 오히려 이러한 업무 처리 방식이 굉장히 '스마트'하고 '세련'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

워킹맘의 하루를 살펴보면, 어린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해도 뜨기 전부터 일단 아이를 깨워서 친정엄마댁으로, 시댁으로, 아니면 아이 봐주시는 이모댁으로 데려다 줘야한다. 그렇게 서둘러도 9시까지 출근하는 것은 언제나 빠듯하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경우에도 본인 출근준비와 더불어 아이들 남편 아침 챙기고 출근을 해야 하니, 출근하는 차 안에서 1분단위로 시간을 확인하며 종종걸음으로 가까스로 회사에 입성한다.

직장에서의 회식은 어떠한가. 회사에서의 직급이 곧 서열이 되어 식당 좌석이 결정된다. 본인이 높은 직급이라면 자리의 가장 중앙에서 여유롭게 식사도 하고 술도 한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높은 분(?) 옆에 자리 잡은 부하직원은 직장 상사께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삼겹살을 구워드리리라는 각오로 고기를 구워야 하며, 그분의 술잔이 비어 있는 것은 옆에 있는 부하직원의 센스가 부족하다는 증거가 된다. 2차로 노래방이라도 가게 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떠오르지도 않는다. 오로지 즐겁고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어드리기 위해 슬쩍슬쩍 휴대폰 검색창에 '분위기 띄우는 노래'를 검색한다.

매일 계속되는 야근과 회식으로 인해 하루쯤 쉬고 싶은 때가 있어도, 휴식을 위해 휴가를 내고 싶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조직은 많지 않다.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아이들 학교 행사가 있어서 등등 눈치껏 이유를 만들어내야 한다. 분명히 법적으로 보장 되어 있는 연가임에도 상사가 기분 좋을 때 말씀드리지 않으면 회사는 바쁜데 혼자 빠진다는 식의 꾸중을 들으며 어느 샌가 나는 이기적인 직원이 되어버린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일-가정 양립 제도는 사실 선진국의 제도와 비교해 봐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제도들은 그저 제도일 뿐, 이러한 장치를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가진 조직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이가 있는 직원이라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아이를 학교나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할 수 있도록 조금 늦게 출근하고 대신 늦게 출근 한 시간만큼 퇴근시간을 늦추는 유연근무제도가 있으나, 문제는 근로자가 이 제도를 활용하겠다고 회사에 요청하는 과정인 것이다. 있는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대단히 '눈치'를 봐야하는 문화가 좋은 제도의 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직장과 가정생활 모두 잘 영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러 가지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의 문화 변화가 필수적인 것이다. 우리는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임을 인식하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가정생활 역시 행복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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