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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원봉사 이야기 - 청주 향교식당, 효(孝)봉사회

유교·지역 전통문화 간직한 요람 '향교'서
2000년 초부터 매일 노인들에 무료급식

  • 웹출고시간2012.12.23 18:48:0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오전 11시가 조금 넘자, 노인들은 하나 둘씩 향교 식당으로 모여들었다. 오늘 메뉴는 동태찌개다. 한 줄로 길게 선 노인들의 행렬과 식당 배식대 안에 선 봉사자들의 손길이 바쁘다. 효 봉사회 강석순 회장은 "봉사는 삶의 또 다른 활력소다. 특히 향교에서 효를 강조하고 예를 미덕으로 여기지 않는가. 시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이분들을 대하면 마음이 기쁘다"라며 "어려운 노인들이 이곳에 오셔서 한 끼 식사라도 맛있게 드시면 그것이 보람"이라고 말한다.


서원(書院)과 향교(鄕校)는 근대적인 교육제도가 성립되기 이전 각 지역에 설립된 공사립 교육기관으로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문화를 선도하던 거점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현대화를 거치면서 전통적 교육이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서원과 향교 역시 지난 과거의 유산일 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현대화로 가는 길목에서 서원과 향교는 유교 문화뿐만 아니라 지역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요람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청주 향교식당에서는 효(孝)의 덕목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2000년 초부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무료 급식을 시행해 왔다. 청주향교 관계자는 "효(孝) 봉사회에서 매일 펼치는 점심봉사는 향교의 근본 마음이기도 하다. 어른들을 공경하는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효의 실천이다"라며 "효란 어쩌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대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노인들을 맞이해주는 봉사대원들에게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오늘 메뉴는 동태찌개, 시금치나물, 미역초무침, 김치 그리고 흑미밥이다. 깊이 우러난 동태국은 시원하면서도 달았다. 한겨울에 먹는 동태찌개의 맛은 최고다. 탑동에 사는 김영희(78)할머니는 "고맙지 뭐. 뭐라고 이 마음을 말해· 며느리랑 같이 살아도 이렇게 따뜻한 점심을 매일 받을 수는 없어. 내가 조금만 부지런 떨면 친구도 만나고 맛있는 점심도 먹어 좋아"라고 말한다. 친구처럼 매일 함께 온다는 정금옥(79)할머니는 "보면 알잖아요· 좋아서 하는지 싫어서 하는지. 우리도 면목이 없어 눈치를 살피는데 늘 웃는 낯으로 맞이해주니 편하고 고맙지. 집안일도 바쁠텐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거든다. "어여, 많이 드셔!" 할머니의 미소가 햇살처럼 따뜻하다.


효 봉사대의 전신은 원래 질그릇 봉사대였다. 2년 전, 질그릇 봉사대 손홍규 회장이 물러나고, 지금의 강석순 회장이 취임하면서 효 봉사대로 바뀐 것. 효 봉사대 인원은 총 30여명이다. 매주 30여명이 돌아가면서 봉사활동을 한다. 효(孝) 봉사대 강석순 회장은 "과거 질그릇 봉사대원들 모두가 그대로 효 봉사대로 전환되었다. 이곳은 예(禮), 효(孝), 충(忠)을 강조하는 향교다. 노인들을 봉양하는 마음의 근본은 효다"라며 "여러 회원들의 의견도 그렇고, 이곳의 의미를 살리는 차원에서 2010년 2월부터 효(孝) 봉사대로 바뀐 것"이라고 말한다.

봉사의 삶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보통 "봉사하다보면 중독이 되어 버려서 어느 순간 삶이 바뀐다"라고 말한다. 삶이 바뀐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강회장은 "나이 먹어가면서 집안에만 있으면 의미가 없다. 이렇게 활동하면 나이를 잊고 삶이 풍성해진다. 남을 돕는다는 마음은 결국 내 안에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 그런 면에서 봉사는 또 다른 자유를 내게 주었다"라고 말한다. 봉사를 '또 다른 자유'라고 정의하는 봉사자의 말은 울림이 깊었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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