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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프로덕트스토리지 대표

우리가 한 해에 구매하는 옷의 수, 그리고 그 해에 버리는 옷의 수. 그렇게 헌 옷 수거함에 도착한 우리 옷들은 또다시 누군가가 입어줄 거라 생각했죠.

우리 지구는 70억 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 70억 명이 입기 위해 만드는 옷은 매년 약 1천억 개입니다. 그중 같은 해에 버려지는 옷의 개수는 330억 개, 즉 만들어진 옷 중 33%가 그 해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옷을 버리면 그 후의 경로는 여러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최종적으로 매립지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옷은 수십 년 동안 분해되지 않을 수 있으며, 특히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옷은 수백 년 동안 분해되지 않죠. 두 번째로는 일부 지역에서 의류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소각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옷을 소각하면 대기오염 및 온실가스 배출, 땅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독성물질이 발생하기도 하죠. 드물게 몇몇 국가나 지역에서 옷을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합니다. 옷을 다른 제품이나 소재로 만들거나 좋은 상태의 옷은 재판매하거나 기부하죠. 마지막으로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옷을 해외로 수출합니다. 이는 수입국에서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언뜻 들으면 매우 합리적이고 제품이 버려지지 않고 유용하게 순환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칸타만토. 전 세계에서 최대 중고 시장입니다. 칸타만토 시장의 중요 거래 품목은 헌 옷이죠. 바로 우리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서 또는 헤져서 버리는 곳, 헌 옷 수거함에서 온 것입니다. 놀랍게도 헌 옷 수출국 세계 5위가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의 인구 수는 세계 27위 내외인데 말이죠. 아마도 우리나라 패션 산업 특성상 유행이 자주 바뀌고 자기표현 방식의 하나로 옷을 자주 구매하는 나라이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이 중고 시장에서 매주 1천500만 개의 옷이 수입됩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이 중 절반 정도는 주인을 찾지 못하고 쓰레기가 되어버리죠. 시장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오다우강이 있습니다. 여기서 칸타만토 중고 시장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옷들이 쓰레기가 되어 마치 강처럼 흐릅니다. 세계 곳곳에서 한 철 입고 버려진 옷들이 썩지도 않고 쌓여가고 있죠. 결국 사람들은 팔릴 양보다 더 많이 생산하고 입을 양보다 더 많이 구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산 옷이 지구 반대쪽 어딘가를 파괴하지 않도록 하는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옷을 구입할 때 지속 가능성과 장기적 사용을 고려하는 것이죠. 제가 옷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요인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여러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가. 관리하기 용이하며 자주 입고 세탁해도 옷의 변형이 없는가. 무엇보다 자주 손이 가도록 소재의 촉감이 좋고 실루엣이 착용할 때 편안하며 게다가 디자인이 멋있는가. 매일 매력적이고 예쁜 옷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여기저기서 광고를 노출하기 때문에 매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옷을 구매하고 싶을 거예요. 심지어는 어제와 같은 옷을 오늘 또 입고 싶지 않죠. 그렇기에 옷을 적게 소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쏟지는 신상 옷을 '덜' 구매할때마다 지구 어딘가가 파괴되는 것을 줄이고 누군가의 노동력이 착취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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