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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노동착취 공장에서 만들어진 옷이 착한 소비인 이유

  • 웹출고시간2024.05.01 16:15:42
  • 최종수정2024.05.01 16:15:42

이한솔

프로덕트스토리지 대표

의류 공장 노동자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이들이 만든 옷을 웃돈을 지불하며 구입하는 '윤리적 소비' 또는 '착한 소비'를 장려하는 운동이 패션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결론은 이런 선한 마음의 소비가 여러분의 생각과는 달리 그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동남 아시아나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저임금 노동착취 공장은 선진국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열약한 작업장이다. 노동자들이 하루 16시간씩 일주일에 6~7일을 노동한다. 공장 내부는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아 찜통인 곳이 대다수이며 안전보건 수칙은 무시되고 고용주의 학대 행위도 종종 기사로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열약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의 불매운동을 하는 많은 단체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한생연합, 국민운동, 커뮤니티 등을 만들어서 열성적으로 활동한다. 윤리적 의류 기업 노 스웨트 어패럴(No Sweat Apparel)도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임금을 주려면 원가를 20%나 올리는 광고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입소문으로만 홍보하였더니 폭팔적인 반응을 얻었다. 기존에 노동착취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유명 브랜드, 나이키와 애플, 디즈니 등 대기업에 대한 반감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노동착취를 막겠다는 선한 의도와 현실은 달랐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노동착취 공장이 좋은 일자리라는 반전이 있다. 이 공장에서 일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대안이라곤 더 저임금의 중노동에 시달리는 농장 일꾼이나 실직자가 대부분이며 또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찾아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한다. 그들은 적어도 그늘 아래에서 일할 수 있는 공장에서 일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공장은 그들에겐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인 것이다. 노동착취 공장에서 일하는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택했으며 갖은 애를 쓴 끝에 겨우 일자리를 얻었을 것이다. 21세기 초반에 라오스, 캄보디아, 버마에서는 400만 명이 노동착취 공장 일자리를 얻기 위해 태국으로 이주한 일도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많은 이들이 브라질로 위험을 무릅쓰고 브라질로 불법 입국한다. 그들이 국경을 넘어 노동착취 공장에 취업하면 현지 하청공장에 일하는 것보다 임금이 몇배는 뛴다. 그들의 현지 하청공장 일당이 평균 1.25달러인데 방글라데시는 2달러, 캄보디아는 5.5달러, 인도는 8달러이다. 선진국에서는 그저 매우 적은 임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가난한 나라들은 노동착취 공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부유한 나라 사람들은 절대빈곤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선진국에서 불매운동을 벌인다면 가난한 나라에 사는 빈곤층의 삶은 더욱 힘들어진다. 그러나 이들 노동자들이 처한 가혹한 노동환경을 기사나 영상으로 목격하게 되면 가히 공분을 살 만하다. 그렇다고 노동착취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불매하는 것은 이들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들어가 착취공장을 선망의 직장으로 만든 절대빈곤을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이 더 올바른 대응이다. 하지만 이건 말처럼 절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 대안으로 '공정한 근로 기준을 적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정한 근로 기준을 적용한 '공정무역'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자. 먼저 기업이 공정무역 인증을 받으려면 최저임금 지급, 구체적인 안전요건 준수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공정무역 인증을 받으면 기업이 두 가지의 혜택을 받는데 생산 제품에 대한 최저가격을 보장 받고 또 하나는 시장가격에 붙는 웃돈인 '소셜 프리미엄'을 받는다. 감동적이게도 타국의 노동자가 공정한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구입하는 공정무역 상품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도 반전이 있다.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가난한 나라의 빈곤층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공정무역 제품이라는 이유로 소비자가 추가로 지불한 돈 중 실제로 노동자들의 수중에 떨어지는 건 극히 일부이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누가 받는 걸까. 바로 중개인이다. 실제로는 1퍼센트 미만인 경우가 허다하고 아무리 많아도 11퍼센트 미만이다. 우리는 좀 더 비싸더라도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커피를 구입하면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이 개선될 거라는 인식을 주입받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차라리 더 비용효율성이 높은 자선단체를 찾아 기부하는 것이 낫다. 윤리적 상품을 더 많이 구입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는 건 목표를 정확히 공략하는 방식이 아니며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선행에도 냉정하게 조사하여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속상한 마음에 이타심을 발휘하여 무분별하게 선행을 베푼다면 실직적으론 도움이 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실증 자료와 명석한 판단을 동원해 현명하게 선의를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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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