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용문

(주)메모리얼 대표이사

 김치는 무·배추·오이 등과 같은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고추·파·마늘·생강 등 여러 가지 양념을 버무려 담근 채소의 염장 발효식품을 말한다.

 사람은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의 섭취가 필요한데 채소는 곡물과 달라서 저장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채소를 소금에 절이거나 장·초·향신료 등과 섞어서 새로운 맛과 향기를 생성시키면서 저장하는 방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우리 고유의 식품이 바로 김치이다.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김치의 가장 큰 특성은 김치에다 고추를 섞는 것이라고 하겠다. 고추는 비타민 C가 매우 많아서 사과의 50배, 밀감의 2배에 이른다. 또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과 고추에 많이 함유돼 있는 비타민 E는 비타민 C의 산화를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우리 겨레는 긴 겨울 동안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C를 이 김치를 통하여 섭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다.

 어릴적 마당 한쪽을 가득 채운 배추가 커다란 고무다라에 밤새 절여지고 다음날 동네아주머니 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던 풍경과 김장 후 먹는 보쌈김치의 맛은 김장문화 그 자체로 기억에 남겨져 있다.

 김장은 엄동(嚴冬) 3~4개월간을 위한 채소 저장의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 늦가을에 행하는 독특한 주요 행사이며, 이때 담근 김치를 보통 김장김치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김장문화는 2013년 12월 '김장, 한국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을 정도로 단순히 겨울김치 그 이상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채소 절임 음식은 다른 문화권에도 많지만 김장처럼 겨울이 다가오기 직전에 전 국민 약속이라도 한 듯 집중적으로 음식을 만들어 저장해두는 풍속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김장문화에는 단지 음식의 장만뿐만 아니라 공동체 아이덴티티의 나눔이라는 상징적 정서가 숨어 있어, 상호상생의 공동체 회복이 절실한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김치냉장고의 보급과 예전처럼 김치를 많이 담그지 않고 김치재료의 구입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 다양한 맛의 완제품 김치구입도 연중 가능하고 직접 배달까지 해주고 있어, 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에게 김장을 준비하는 것은 늦가을 한해를 마무리하고 겨울철 먹을 김치를 준비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민족의 정체성이 살아 있는 김장문화도 누군가에게는 편하지 않은 행사일수도 있는데, 어릴적 개략 100포기 이상의 배추김치와 총각무, 깍두기, 동치미를 담그셨던 어머님은 김장이 곧 몸살일 정도로 힘든 노동이셨다. 최근에는 김장의 양도 적어졌고 김장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스트레스와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절임배추와 김장체험상품 등이 있어 과거보다 훨씬 간편하고 즐거운 김장을 준비할 수도 있으니 나름 김장의 불편한 부분도 점점 좋아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장김치는 담그는 것만큼이나 맛있게 먹는 방법도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얼지 않고 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5도 정도에서 4~6주간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김치의 산패를 막으려면 공기와의 접촉을 가급적 막아야 한다고 하니 어머님이 김치항아리에 김치를 단단히 눌러서 넣고 위에는 배추잎사귀를 올려놓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청정자연 유기농의 고장인 괴산군은 전국 최고의 절임배추와 고추로 유명하다. 여기에 3년간 간수를 뺀 고품질 천일염을 군차원에서 공급함으로써 최고의 김치 맛을 낼 수 있는 배추, 고추, 소금의 조합을 완성한 괴산군에서 오늘 11월 김장김치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김장문화를 최고의 재료와 함께 즐겁고 맛있게 담그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