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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1.07 17:57:00
  • 최종수정2016.01.07 17:56:59
[충북일보]인문학은 인간의 본성과 가치를 탐구하는 기초학문이다. 최근 들어 사회 각 분야에서 인문학적 소양이 강조되고 있다. 기술적 신화도 인문학의 토대에서 가능하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런데 교육 정책은 자꾸 거꾸로 가고 있다. 특히 대학 내 인문학의 위기가 가속화 하고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잘한 대학에 연간 최대 30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당근책은 인문학 위기의 주범이 되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유도정책은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이다. 대학 전반의 학사 조직과 정원을 산업 수요에 맞게 구조 조정한 대학을 평가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최고점을 받은 대학은 300억 원을 내년부터 3년간 지원받게 된다.

대학들엔 물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충북도내 대학들도 신규 사업을 따기 위해 분주하다. A대학은 이미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본격적인 학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B대학은 또 다른 국책 사업으로 선회하는 식의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구조 조정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어떤 조직의 틀을 상황에 맞게 바꾸어 나가는 일이다. 그러나 대학의 구조조정은 일반 기업과 달라야 한다. 프라임 사업이든 코어 사업이든 그 목적에 대해 반대하는 대학은 별로 없다. 실업자 양산 대학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은 백년지계(百年之計)이다. 대학의 구조조정이 일반 기업의 구조조정과 달라야 하는 까닭은 여기 있다. 대학생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프라임·코어 대학구조조정 사업에 대해 "대학을 취업 몰이 식 기관으로 만드는 졸속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나선 이유도 같다.

교육부의 프라임 사업 핵심은 이공계 강화다. 이공계 학과 위주로 입학 정원을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이 과정에서 인문계 학과의 축소와 통폐합은 불가피하다. 융·복합 학과를 신설하는 대신 인문계 학과를 축소·폐지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길이 없다.

우리는 지금의 대학을 순수하고 고전적인 진리 탐구만을 추구하는 곳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학에서조차 인문학이 등한시돼선 안 된다고 판단한다. 인문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기초가 단단해야 전체가 단단해진다. 산업현장도 예외일 수 없다. 인문학의 기름진 토양에서 다양한 기술 개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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