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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3.24 14:45:54
  • 최종수정2025.03.24 14:45:54

이철호

소월문학관 이사장

옛날, 어느 시골에서 추수가 끝난 후 마을 사람들이 모두 들판에 모여 꽹과리·날라리·소고·북·장구·징 따위의 풍물(風物)들을 요란스럽게 울려 대며 신명나는 놀이를 벌이고 있었다.

다만 할머니 한 사람만 이 놀이에 참석하지 못하고 자신의 집마루에 앉아 그들이 흥겹게 노는 광경을 구경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 할머니는 노쇠한 데다가 다리마저 다쳐 걸을 수가 없었으므로 이렇게 멀찍이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할머니의 눈에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거센 회오리바람이 나사 모양으로 빙빙 돌아치며 마을 사람들이 한창 놀고 있는 곳을 향해 치닫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모두 놀이에 열중한 탓으로 그 거센 회오리바람이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계속해서 풍물놀이를 즐길 뿐이었다.

할머니는 직감적으로 그 거센 회오리바람이 마을 사람들이 놀고 있는 곳을 덮치면 그들이 위험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리를 지르며 피신하도록 애썼다.

그러나 요란한 풍물 소리 속에서 할머니의 소리가 마을 사람들의 귀에 들릴 리 없었다. 이에 다급해진 할머니는 주위를 살펴보다가 급히 방으로 기어들어가 방안에 펼쳐져 있던 솜이불과 종이, 천 등을 모아 놓고 그 위에 성냥을 그어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성냥 통마저 그 위에 집어던졌다.

그러자 삽시간에 방 안 전체에 불길이 번지더니 마침내는 할머니가 있던 초가집 전체가 불길에 타오르는 것이었다. 초가집에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본 마을 사람들은 놀이를 멈추고 급히 불이 난 곳으로 달려갔다.

그들이 막 초가집 근처에 다다랐을 무렵, 거센 회오리바람이 그들이 놀던 곳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러면서 그곳에 있던 물건들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것이 보였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 초가집에 난 불이 할머니의 실수로 인한 것인 줄로 알았다. 그러나 그 거센 회오리바람이 자신들이 놀던 곳을 덮치는 것을 보면서, 또 할머니가 솜이불을 꽉 껴안고 타 죽은 모습을 보고는 그것이 할머니의 살신성인(殺身成仁)이었음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의 이익과 물질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생명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세상 탓일까. 타인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바친, 이 할머니의 의(義)와 행동하는 용기가 더욱 값지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봄이 시작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에서 산불이 일고 있다. 예초기 불통이 튀거나, 소각 등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산청에서는 산불진화대원으로 투입되었던 공무원 4명이 바람의 방향이 바뀜으로 고립되었다가 목숨을 잃었다.

작년 2024년에는 경북 문경시 공장 화재 진압 중 28살, 36살 김수광 소방교와 박수훈 소방사가 꽃다운 나이에 끝내 순직하였다. 생전 재난 현장에서 위기에 처한 국민을 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살신성인한 것이다. 이들의 숭고한 사랑과 용기가 이 각박한 세상 속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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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