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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소월문학관 이사장

한 청년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날마다 방탕한 생활을 하며 죄를 짓고 있었다.

이것을 보다 못한 그의 아버지가 청년에게 말했다.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 대신 네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마다 이 통나무에 못을 하나씩 박도록 해라."

그러면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커다란 통나무 하나와 못, 그리고 망치를 내주었다. 아들은 마지못해, 그리고 심심풀이로 생각하며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했다.

그 후 그 청년은 자신이 잘못한 일을 했다고 생각될 때마다 이 통나무에다 못을 하나씩 박았다. 어떤 때에는 하루에도 10여 개씩 못을 박기도 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그 통나무에는 수많은 못이 가득 박혀 더 이상 못 박을 자리가 없을 지경이 되었다. 그러자 아들은 이 통나무를 아버지에게 보이며 말했다.

"아버지, 이 통나무에는 이제 더 이상 못 박을 데가 없어요. 그러니 다른 통나무를 주세요."

이 말에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못 박는 일은 그만하면 됐다. 앞으로는 못을 박지 말고 네가 좋은 일을 했을 때마다 이 통나무에 박힌 못을 하나씩 뽑도록 해라."

그러나 이 통나무의 못은 한동안 뽑히지 않았다. 청년에게 잘 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청년은 이 못들을 한 번 뽑아보겠다는 생각이 들어 좋은 일을 하나씩 하기 시작했다. 마당 청소도 하고, 쓰레기도 갖다 버리고,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노인의 짐을 들어 주기도 했다.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일이었다.

이러는 사이에 그 통나무에 박혀 있던 못들은 모두 뽑히게 되었다. 그러자 청년은 못이 모두 뽑힌 통나무를 들고 아버지에게로 달려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버지, 제가 그 많던 못을 다 뽑았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잘했다. 그런데 이 통나무를 한 번 봐라. 못은 다 뽑혔지만, 못자국은 그대로 남아 있지 않니? 이와 만찬가지로 네가 지은 죄의 흔적은 남아 있는 법이란다. 그러니 앞으로는 죄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좋은 일만 하고 살려무나."

그렇다. 한 번 죄를 짓고 나면 그 죄의 흔적은 남기 마련이다. 특히 법률에 위배되는 큰 죄를 짓게 되면 전과 기록까지 남는다. 때문에 우리는 죄를 짓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전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만일 죄를 지었다면 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하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사회에는 죄, 그것도 많은 사람들의 지탄을 받고도 뉘우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오히려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야말로 통나무에 수많은 '죄의 못'을 박고도 그것을 빼내겠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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