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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수산면 일대 '석면 공포' 확산

"원인이 뭔지도 모르고 50년을 앓았어"

  • 웹출고시간2009.02.11 15:24:5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몸이 아파도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약만 먹고 버티는 수밖에 없었어."

제천시 수산면 전곡리의 김주환(81) 할아버지는 아픈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부인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말을 이었다.

일제시대 말기인 1940년대에 10여 년간 인근의 석면광산이 동아광산에서 일을 했던 김 할아버지는 석면으로 인한 피해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수십 년을 앓으며 오늘도 부인이 챙겨주는 약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씨는 "일제시대 당시 국광(國鑛)인 동아광산은 이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일을 했던 일터였다"며 "해방이후에도 하루 10시간이 넘게 일을 하다 건강이 악화되며 그만 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장이 안 좋아지더니 천식으로 고생을 하다가 5년 전 서울에서 심장수술을 받았다"며 "석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큰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가 일했던 동아광산에서는 일제시대 하루 300∼400명의 인부들이 석면을 캤고 인근 다불리의 광산에서도 200여명의 인부들이 석면을 캤다고 한다.

당시 전국에는 30여 곳이 넘는 석면광산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제천일대의 동아광산과 선왕광산에서 생산된 석면량은 전국 생산량의 90%를 차지해 충남의 광천광산보다 훨씬 많이 석면을 생산했다고 한다.

특히 제천 수산지역과 유사하게 지형적으로 석면이 지표면에 널리 오염돼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드물며 미국 몬타나 리비광산지역과 중국 윈난성의 다야오, 터키 아나톨리아 지역 등이 이런 특징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BANKO)는 지난 10일 석면 폐광이 분포돼 있는 제천시 수산면 일대를 조사한 결과 8곳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를 접한 제천시 수산면 전곡리 마을은 이날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앞으로의 대책마련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태였다.

11일 마을 주민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놓고 정부가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 대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물로 석면광산 일대의 환경복원사업을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마을 박종석(56) 이장은 "일제시대에는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이 광산에서 일을 했었다"며 "아버지도 석면 광산에서 일을 하시다 중풍으로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중풍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갔는데 오히려 폐가 좋지 않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아버지께서는 끝내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석면으로 인한 질병이었음이 분명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인근 다불리의 다불암 주지인 김영태씨는 "광산이 운영될 당시 부모님 모두가 지피라고 불리는 석면을 채취하는 일을 했었다"며 "결국 부모님 두 분 모두 폐질환으로 치료를 받다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도 현재 폐가 아주 좋지 않아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며 "병원 CT촬영 검사결과 악성폐결핵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마을에 유일한 학교인 수산 초ㆍ중학교도 이번 검사결과로 인해 더욱 어수선한 모습이다.

현재 이 학교는 유치원 1학급, 초등학교 6개 학급, 중학교 3개 학급 등 총 105명과 교원 및 행정직원 등 3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날 학교 관계자는 "되도록 학생들의 교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수업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가정통신문을 통해 주의를 당부했으며 운동장 정밀검사가 이뤄진 후 결과에 따라 복토를 검토하고 있다"며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정부가 나서서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실시하고 조직검사와 치료 등 후속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며 "아직도 마을 주민들은 광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수를 마시고 있어 더욱 공포가 확산될 우려가 커 철저하고 조속한 환경복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제대로 된 후속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주민들과 함께 시청 등 관계당국을 찾아가 매책마련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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