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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금의 절기밥상 - 입추, 포도

약속의 땅에서 얻은 포도-포도즙, 포도소스 표고탕수

  • 웹출고시간2017.08.13 13:54:02
  • 최종수정2017.08.13 13:54:02

지명순

U1대학교 교수

[충북일보] 가을이 풍성하게 익어가고 있는 영동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영동은 국내 최고 포도 주산지, 그 중에서도 충북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는 영동군 추풍령면을 찾아가는 중이다. 추풍령 고지대에서 자란 포도는 향과 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나란히 줄을 잘 맞춘 포도나무 사이로 탱글탱글한 알맹이가 주렁주렁, 꿀 향기를 내면서 익어가고 있다. "이육사 시인은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라고 했다.

포도

ⓒ 이효선
나는 '내 고향 팔월은 검은 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하고 싶어요." 허영임 전 영동군 향토음식연구회장님 말이다. 한 송이 잘 익은 걸로 골라주며 "맛 보세요~"한다. "새콤달콤, 향이 참 좋네요!"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일이 힘에 부쳐요. 기운 없을 때 한 송이 따 먹으면 금방 기운이 나요. 포도는 제 힘의 원천이죠!"

포도는 다른 과일에 비해 포도당과 과당이 많아 빨리 피로를 풀어 주어 기운 나게 한다. 또 포도 껍질에 많이 들어 있는 안토시안(청색, 자색, 적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로 표현되는 수용성 색소)성분은 혈전생성을 억제해 동맥경화와 심장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칼륨 성분은 나트륨과 균형을 이루어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몸속 노폐물을 처리하는 에너지 대사 기능과 뇌기능까지 활성화 시킨다. 소화흡수력이 떨어지고 심혈관계 질환이 잘 걸리는 어르신들께 딱 좋은 과일이다. 그러니 예부터 포도는 효도과일로 추천 되었다.

포도주

ⓒ 이효선
빛깔 곱고 향기로운 포도를 바구니에 가득, "일단 포도즙을 만들어 봐요~" 포도 알을 하나씩 모두 따서 큰 냄비에 담고 손으로 주물러 포도 껍질을 터트렸다. "왜 일부러 포도를 으깨요·" "이렇게 해야 색이 예쁘고 속살이 잘 빠져요. 내가 여러 번 실패하고 터득한 비법이에요!" 물은 한 방울도 넣지 않고 으깬 포도만 그대로 불에 올렸다. 향긋한 포도향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자 물이 흥건하게 생겨났다. "정말 신기하게 물이 저절로 생겨났네요·" "포도 속살에서 물이 빠진 거예요." 투명한 속살이 완전히 없어지고 꽃분홍색으로 색깔이 나면 불을 끄고 면 보에 거른다. "오래 끓이면 색이 탁해지니까 절대 오래 끓이지 말아요!" 순수 100% 포도즙 완성, "어쩜 이렇게 색이 고와요!" 시중에서 사 먹는 포도즙과는 차원이 다른 신선한 맛이다.

포도즙은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음료로 마시거나 소스를 만들기도 한단다. "우리 집에선 포도즙으로 탕수소스를 만들어요. "포도즙으로 탕수 소스를·" 표고버섯을 튀겨 포도즙 탕수소스를 끼얹는 요리이다.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요리 과정을 지켜본다. "영동이 산악지대라 표고버섯 재배를 많이 하는데 최고급 표고가 많이 생산 되요. 표고버섯을 튀기면 고기보다 더 맛있어요~" 4등분한 표고버섯에 간장, 참기름, 액젓으로 밑간을 한 다음 물 전분을 입혀 바삭하게 두 번 튀겼다. 단호박, 파프리카, 대파까지 물 녹말을 입혀 튀겼다.

포도즙 표고탕수

ⓒ 이효선
100% 포도즙에 소금, 약간의 설탕과 식초 그리고 전분 물을 넣고 걸쭉하게 탕수소스를 만들었다. 방법도 간단하다. 하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칙칙한 탕수 소스와 비교는 사절, 요즘 한창 피고 있는 목백일홍 꽃 색을 닮은 소스가 완성되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표고버섯을 가운데 듬뿍 담고 파프리카, 대파, 단호박 튀김을 가장자리에 돌려 담았다. 그리고 꽃분홍색 빛깔 고운 포도즙 소스를 끼얹었다. 산해진미로 차린 상보다 화려하다. "우아~ 완전 고급진 고기 맛! 파프리카, 단호박도 소스와 환상의 궁합이에요!" 입가심으로 대파 튀김을 마지막에 먹어본다. "대파를 튀기니 상상 그 이상의 맛이 나요! 저도 집에 가면 꼭 해봐야겠어요!"

하늘 저편에서 다가오고 있는 가을을 호사스럽게 즐긴 느낌이다. 추풍령이 성경에 나오는 약속의 땅처럼 풍성하게 다가온다. 지금은 여름기운이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입추(立秋)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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