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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금의 절기밥상 - 뽕잎밥, 뽕잎장아찌, 뽕잎튀김

방귀가 '뽕뽕'

  • 웹출고시간2017.05.28 12:50:33
  • 최종수정2017.05.28 12:50:33

지명순

U1대학교 교수

[충북일보] 보릿고개는 까마득한 옛 이야기가 된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풍요로운 먹을거리는 비만, 당뇨병과 같은 만성 생활습관 병을 불러오고 말았다.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었던 구황식품이 오히려 약이 되었으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뽕잎이다.

뽕잎으로 보약이 되는 밥상을 차리는 분이 제천에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길을 나선다. 벌써 모내기를 끝낸 논은 땅의 기운을 머금고 파릇하다. 모내기가 늦은 농부의 애가 탄다. 옥수수는 하늘 높이 쑥쑥 자라고, 콩잎은 너풀거린다. 감자 꽃이 하얗게 피었다. 청보리도 여물어가고 있다. 농부에게 1년 중 가장 바쁜 절기 소만(小滿), 제때 심지 않으면 가을에 수확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절기를 지켜 심고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뽕잎밥

ⓒ 이효선
제천시 덕산면 한적한 시골마을, 시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도시의 삶을 버리고 시골살이를 하는 함은숙님께서 살고 있는 곳이다. "처음엔 눈물만 났는데 농사를 짓고 체험교육농장까지 운영하게 되니 선생님 소리도 듣게 되었고, 어머니도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그녀는 순하디 순한 충청도 착한 며느리이다.

"뽕따러가세~"를 외치며 뒷산 뽕밭으로 갔다. "뽕잎에서 반짝반짝 윤이 나네요. 요즘 사람들은 뽕나무가 뭔지 모를 거예요." "이게 뽕나무, 식이섬유가 풍부해 먹으면 '뽕뽕' 방귀가 잘나온다고 뽕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대요." "뽕잎으로 어떤 음식을 해먹어요·" "뽕잎 밥, 뽕잎나물, 뽕잎장아찌, 뽕잎 차... 뭐든 다 돼요. 시어머님을 위해 매일 뽕잎요리를 하다 보니 이제 뽕잎요리만큼은 자신 있어요!" "아~ 효녀 심청이는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졌지만 효부 며느리는 뽕잎 요리로 시어머니를 구하셨네요." 며느리 노릇하느라 힘들었던 이야기를 옆에 뽕나무도 함께 들었다.

오디

ⓒ 이효선
<본초강목>에는 '뽕나무는 뿌리, 잎, 껍질, 열매 어느 하나도 버릴 게 없고 약으로 쓰이지 않는 것이 없다'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10월 서리가 내린 후 가지에 붙어있는 잎은 '신선약'이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이다. 뽕잎은 식물 중 콩 다음으로 단백질이 많은 식품으로 혈당과 혈압을 떨어뜨려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중풍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능이 있을 뿐 아니라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도 탁월하다.

기대에 부풀어 "뽕잎영양밥은 어떻게 만드나요·" 하니 "요리를 하려면 약물을 먼저 만들어야 해요." "약물을요·" "내가 만드는 음식의 베이스는 약물이에요" 황기, 하수오, 파, 마늘, 대추를 물에 넣어서 2시간 약 달이듯 푹 끓인다. "약물 색이 노르스름하고 맛은 부드러워요." "한약 냄새가 강하게 나면 음식 맛이 죽으니 은은한 향이 나는 약재만 써요." 뽕잎 밥은 불린 쌀에 약물을 넣고 들기름과 간장으로 무친 뽕잎 나물을 얹어 밥을 짓는데 뜸이 들 무렵 더덕을 썰어 넣으면 금상첨화다. 뽕잎장아찌는 약물에 간장, 설탕과 식초를 비율대로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식혀 뽕잎이 담긴 병에 부으면 끝~, 뽕잎튀김은 약물로 튀김반죽을 만들어 생 뽕잎을 담가 기름 솥에 퐁당~, 사실, 약물만 준비하면 특별할 게 없는 평범한 조리법이다.

뽕잎 장아찌

ⓒ 이효선
5월을 닮은 푸른 밥상이 차려졌다. 우선 맛이 든 뽕잎장아찌 한입, "새콤달콤, 신종 밥도둑이에요. 씹히는 오디 맛도 색 너무 특별해요!", 뽕잎튀김은 소리까지 바삭바삭~"우아~술안주로도 좋을 것 같아요·" 양념장에 비벼서 뽕잎 밥 크게 한 수저 "음~ 더덕향이 은은하게 나면서 잘도 넘어가요!"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은 거짓말, 이렇게 맛있는 보약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으랴! 매일 먹을 수만 있으면 행복하리라.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도록 바쁜 계절, 녹색 뽕잎밥상으로 건강을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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