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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영

증평군 미래전략과장

인간은 물 없이 살수 없다. 물은 우리에게 생명과도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이다. 산소의 75%를 바다가 생산하고 이산화탄소의 50%를 바다가 정화한다. 생명체의 90%가 바다에 산다. 이와 같이 물은 모든 생물이 존재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생명 요소이다.

그래서 일까? 철학에서 물(水)만큼 많이 활용된 소재도 많지 않을 듯하다. '논어'의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에서부터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까지.

우리 속담에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에서부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까지 참으로 많은 속담에 물이 등장 한다.

다소 부정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태도가 분명하지 않을 때 우리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이라고 한다. 남에게 속거나 허탕을 칠 때는 '물 먹었다'라고 하고, 일의 상황이 끝나 어떠한 조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물 건너갔다'고 표현한다. 한때는 과단성이 없고, 나약한 지도자라는 뜻을 가진 대통령을 뜻하는 별명으로 '물○○'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노자 '도덕경' 제8장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구절이 나온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서로 다투지 않고 많은 사람이 싫어하는 자리로 흘러가 머문다는 구절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깝다는 내용이다.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를 한 마디로 말하면 '사람들이여, 물처럼 살라'는 것이다. 다투지 않는 물처럼, 양보하는 물처럼, 순리의 물처럼 세상을 살라는 것이다.

물은 산이 가로 막으면 멀리 돌아가고, 바위를 만나면 두 갈래로 갈라져 비켜간다. 힘은 들겠지만 산과 바위와 다투지 않고 흘러간다. 깊은 웅덩이를 만나면 건너뛰지 않고 웅덩이를 다 채운 다음 뒤 따라 오는 뒷물을 기다려 순서대로 흘러간다.

물은 결코 위로 향하는 법도 없다. 항상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렇기에 바다는 지구상에서 가장 넓고 깊지만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하고, 가장 낮은 곳에 있기에 계곡물에서부터 강물까지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물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과 모든 것을 다 끌어안는 포용을 가지고 있다. 사람 또한 이와 같지 않을까? 물이 깊을수록 소리가 없듯이 겸손하고 생각 깊은 사람은 겉으로 떠벌리고 뽐내지 않는 것과 같이….

고산 윤선도 또한 '오우가(五友歌)'에서 물을 가장 으뜸가는 벗이라 했다. "내 벗이 몇인고 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중략> 구름 빛이 좋다하나 검기를 자주한다. 바람서리 맑다하나 그칠 때가 하도 많다. 좋고도 그칠 때 없기는 물 뿐인가 하노라"라고 읊었다.

각자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시대, 서로가 잘났다고 큰 소리 뻥뻥치는 허장성세(虛張聲勢)의 시대, 모두가 출세를 위해 위로만 향하는 곡학아세(曲學阿世)의 시대이다.

그러나 오늘 하루만이라도 다투지 않는 물처럼, 큰 소리 치지 않고 양보하는 물처럼, 항상 묵묵히 아래로 향하는 물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하루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삶을 살 살면서 가끔은 노자의 상선약수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고, 여러 벗 중에서도 '물 벗' 하나쯤은 두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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