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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영

증평군 미래전략과장

오십이 지천명(五十而知天命)! 나이 쉰 살에 하늘의 뜻을 알았다는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이다.

공직을 시작하고 얼마 후였다. 함께 근무하던 과장님께서 "혹시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를 아느냐?"고 여쭤보신다. 고등학교 때 배웠기에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 시 좀 구해다 줄 수 있느냐?"고 하신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되지 않던 시절이었으니 교원대에 근무하던 친구에게서 교과서 복사본을 팩스로 받아 드렸다. 과장님께서 그 시를 받고 한참을 읽어 보던 그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과장님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와 같은 오십쯤 되었다. 나 또한 요즘 문득문득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읽게 된다.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 안타까워하며 / 한참을 서서 / 한쪽 길을 / 멀리 끝까지 바라보았습니다. /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중략> 먼 훗날 난 어디에선가 / 한숨지으며 얘기를 할 것입니다. /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 나는… /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가장 사랑받는 영시중 하나인 이 시는 프로스트가 실의로 방황하던 20대 중반에 쓴 시라고 한다. 실제 그는 젊은 시절 구두점 운영과 주간지 기자, 농장경영 등 여러 갈래 길을 걸어 보았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삶 또한 선택의 연속이다. 순간순간 두 갈래 길 중 어느 한 길을 택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끊임없는 선택을 강요받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이 현재 가고 있는 길보다 더 좋을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세월이 흐른 뒤 '가지 않은 길' 그리고 '가지 못했던 길'에 대해 동경하기 마련이다.

물론 역사에는 '만약에'라는 가정법은 무의미하다. 개인의 삶 또한 가정법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난날에 대해 "만약에 그때 그 길을 택했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하는 미련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기에 누구나 자신이 걸어왔던 길에 대해 예찬하기를 주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스트는 자신이 택한 길이 사람들이 덜 걸은 길이었다고 자신의 선택에 자부심을 불어 넣었고 긍정의 힘으로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또한 영화가 끝날 무렵 "아버지~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라고 한다. 누구보다 힘들게 살아왔지만 부끄럼 없이 살아온 자신의 삶을 후회하지 않고 예찬한다.

프로스트의 시처럼 순간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꿔 놓기도 한다. 그렇다고 한 번에 여러 길을 다 선택할 수 있는 행운은 누구에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지천명(知天命)이 된 지금에서야 그때 그 과장님의 마음을 조금은 알 듯하다. 지금 내 마음이 그때 그 과장님의 마음 이었을 테니.

그때 그 과장님도 가지 않은 길과 가지 못한 길에 대해 동경과 미련이 왜 없었으랴. 하지만 당신이 걸어왔던 길을 천명(天命)으로 생각했으리라.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한다. 퇴직을 앞둔 선배들도 참 많다. 하지만 모두가 그리고 각자가 자신이 선택한 길을 사랑하고 긍정의 힘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면 분명 먼 훗날 자신의 선택을 예찬할 수 있으리라.

프로스트가 먼 훗날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사람이 적게 간 길'이었다고 예찬할 것 이라고 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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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