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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13 14:51:48
  • 최종수정2025.04.13 14:51:48

홍승표

충청북도교육청 유초등교육과장(교육학 박사)

여러 종류의 음식을 적당히 맛있게 취급하는 음식점과 한 가지의 맛있는 음식(디저트)을 내놓는 음식점 중에 우리는 어떤 음식점을 더 찾게 될까· 다시 찾게 되는 음식점은 어느 곳일까·

데이트할 때 여러 군데 적당한 장소를 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한 곳이라도 유쾌한 장소를 가는 것이 더 좋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맛있는 한 종류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에 갈 가능성이 크고, 유쾌한 한 장소에 가서 즐겁게 데이트하고 헤어지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일반인의 과거 경험에 대한 기억은 과거의 모든 경험을 반영이 아니라, 경험 과정에서 가장 강렬했던 감정과 경험의 마지막 부분에서 느낀 최근 감정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라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인위적으로 유쾌(재미있는 영화 보기)와 불쾌(고통스러운 병원의 검사받기)한 경험을 번갈아 제시하고 진행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유쾌와 불쾌의 정도를 평가하게 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유쾌와 불쾌 감정에 대한 전반적인 평정 점수는 그러한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절정 순간의 감정 평정치와 그러한 경험이 종료하기 직전 감정의 평정치의 평균 점수로 나타남을 발견하였다.

과거 경험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다소 주관적이고 비합리적인 면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유쾌하거나 불쾌한 경험의 횟수(빈도)나 지속 기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경험하는 과정에서 가장 강렬한 절정(peak) 경험과 그 경험이 끝나는 시점(end)에서 느낀 종료 경험이 전체 경험을 평가하는데 주요 역할을 한다. Daniel Kahneman(1999)은 이러한 현상을 절정-대미 이론(peak-end theory)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론으로 접근하면, 정년퇴임을 하거나 노년기에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회고하는 사람에게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몇몇 순간들과 노년기 현재의 행복 정도가 주요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론이 시사하는 것은 경험할 때 어떤 정서를 장기간 지속하기보다는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절정 시점(절정 경험)을 만들어야 하고, 경험의 끝부분을 즐겁게 해서 나중에 돌이켜 볼 때 긍정적인 경험으로 기억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절정-대미 이론은 즐거운 과정과 만족스러운 결과를 중요하게 여긴다. 과정만을 중요시하거나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것은 과업이나 정책 수행에 있어서 곤란을 겪기도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과업 수행에 있어서 절정 경험을 많이 경험하는 것과 수행의 끝 무렵, 즉 대미에 좋은 결과를 도출하게 하는 것이다.

경험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일시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은 비교적 장기간 유지된다고 한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감정, 학습 경험에 있어서 학업 성취나 과업 성취에 대한 즐거움을 많이 경험해야 하는 이유다. 매 순간이 소중하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의 고난이 고난으로만 기억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최고의 순간과 마지막을 기억하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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