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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2.26 15:21:47
  • 최종수정2023.02.26 15:21:47

홍승표

동주초등학교 교감

'혼자 걸으면 더 빨리 갈 수 있다. 하지만 둘일 경우에 더 멀리 간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혼자와 둘, 개인활동과 집단활동 등에는 장단점을 늘 존재하게 된다. 어떤 이는 더 빨리 가는 것을 추구하고, 어떤 이는 더 멀리 가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과거 경험을 떠올려보면, 1년에서 2년의 기간을 거쳐 목표를 설정하여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경험이 생각난다.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에 매진해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지만, 집단을 구성하여 함께 의논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성과를 거둔 경험이 더 많았다.

이처럼 집단, 조직이라는 것은 장점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집단 전체의 의사결정이 개인 의사결정의 실제보다 더 극단적으로 발현되는 '집단극화 또는 집단극단화'라는 현상이 존재한다. 요즈음 정치나 현장 교육 분야에서도 집단극화 현상이 자주 발생 되고 있다. 나는 학교 현장이나 행정기관에서 좀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토의도 해 보았고, 집단 간 토론에도 참여하여 집단극화 현상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집단극화 현상은 집단응집력, 집단적 사고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집단극화는 집단으로서, 조직으로서 빠지기 쉬운 함정이 되곤 한다.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집단사고에 빠지게 되면 굉장히 위험한 집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집단과 반대하는 집단으로 구성하여 같은 의견을 가진 집단끼리 토의를 하게 한 후, 다시 함께 토론하면 더 극단화가 되어 서로 싸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 사회는 정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의사결정 시 집단극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어떤 이는 이러한 현상을 모험적 이행(risk shift)이라고 한다.

'사장이라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의 저자인 딜로이트컨설팅 김경준 대표는 어떤 대안을 모색할 때 "첫 단계인 식별 단계는 다양한 대안을 자유롭게 제한 없이 모색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 두 번째 선택 단계에서는 대안을 좁혀나가는 깔대기형으로 구분해서 접근하고 운영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극단화를 거치지 않고 건강한 집단을 위해서는 논의하는 집단 내의 일종의 편향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객관적이고 사실 그대로의 정보를 사전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그림을 설명하듯이 자세하게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과 유사하다. 또한 특정한 사람의 의견이 강하게 나오지 않게 사전에 조율해야 한다. 이에, 심리적인 건강과 신체적인 개인의 건강이 중요하듯 집단도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끼리끼리 뭉치면 실패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집단극화의 단점과 조직이 빠지기 쉬운 단면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구호를 좋아한다. 물론 끼리끼리 뭉치면 집단의 분위기는 좋아지고, 의사결정에 도달하기는 비교적 쉽다. 또한 생각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의견을 결정하고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일의 처리에 있어서 쉽게 처리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잘못된 방향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인지하고도 방향 수정이 곤란하다.>?따라서, 백년지대계인 교육 정책의 수립에 있어 집단극화는 더욱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이상적 집단은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강화하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한 공동의 목표 의식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전체 목표에 집중하고 정보와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공유되어야 하며, 집단 내에 생산적 감정이 확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외부 인사를 초빙하여 제3의 의견발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변증법적 토의 과정을 거쳐 보다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야 한다. 교육 정책 입안 및 운영에 있어서 집단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목표 실현의 힘을 가진 집단으로 조직 운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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