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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3.07 16:54:38
  • 최종수정2022.03.07 16:54:37

지정구

한국은행 충북본부 기획조사팀장

최근 '경제는 과학인가 정치인가'라는 논쟁이 있었다. 꽤 많은 사람이 경제는 엄연한 과학이요, 경제에 정치가 난입하게 되면 시장원리가 무너지고 비효율성이 급증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제는 정말 과학일까? 과학하면 일단 떠오르는 이미지는 수학과 실험실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멸망에 임박한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 중력에 관한 수학 문제를 풀다가 마침내 생을 마감한 노과학자와 그것을 마침내 풀고 인류를 구원한 제자가 나온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이공계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경제학은 어떤가? 교과서나 논문을 보면 대부분 모든 주장을 수학을 통하여 표현하고 증명한다. 최대한 논리적이 되려고 하는 경제학자들의 몸부림의 결과이다. 박사학위를 취득하려고 논문을 쓰는 동안 필자가 한 일도 수학을 줄기차게 사용하는 것이었다. 경제학에서도 실험은 늘상 있는 일이다. 다만, 실험의 대상이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사회이기에 이 사회를 직접 실험할 수는 없다. 대안으로 경제학자들은 사회의 특징을 담은 수리모형을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실험을 한다.

이 정도면 그것은 과학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가 말씀드린 것은 '경제'가 아니라 '경제학'이 '과학'이라는 것이다. 경제학을 과학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경제는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경제는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 또는 그 영역'으로 정의된다. 쉽게 표현해서 먹고 살아가는 모든 영역이 경제임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생산'과 '분배'를 누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이다. 왜냐하면 세상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누구나 배고프고 목마르기 때문이다.

여기 피자가 있는데 누구에게 주어야 할까? 굶어 죽기 직전의 사람에게 주어야 할까? 아니면 돈을 가장 많이 내는 사람에게 주어야 할까? 개인과 국가는 항상 이러한 결정을 내리면서 역사는 흘러왔다. 때로는 이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 여기서 잠깐 후생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인 '애로우(Arrow)의 불가능성 정리'를 소개하겠다. 사회적인 선호체계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특성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회후생함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개념인데, 쉽게 말하자면 사회적인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이상적인 기준은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러한 이상적인 기준이 있다면 각종 사회문제를 그 기준대로 선택하기만 하면 만사형통일 것이다. 정치인도 필요 없다. 그 기준대로 선택하는 기구만 설치하면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러한 기준이 없기에 각자 나름대로 원하는 선택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이 사회는 영국의 철학자 홉스가 주장한 대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터가 될 법하다. 어찌 되었든 인간은 정치라는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체를 통해 사회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회적인 선택의 결과물인 현실 경제에 우리들이 살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나 국회에서 노동소득세를 높인다면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은 더 많이 일하여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려고 하고, 반대로 일부 여유있는 사람은 오히려 더 적게 일하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정치가 결정하는 대로 우리의 반응, 우리의 형편과 경제가 달라지게 된다.

정치가 다 결정하면 경제학은 배워서 뭐하나라는 반문이 생길 수 있다. 필자의 대답은 더 나은 선택을 위해 경제학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세상에 중력과 같은 법칙이 작용하듯, 경제에도 여러 법칙이 존재한다. 경제학자는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우리 사회에 내재하는 수요와 공급에 관한 경제법칙들을 파악하고, 사회적 선택의 종류에 따른 결과를 계산하고 알려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탄소세이다. 탄소세는 오염물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오염물질을 방출하는 기업에 내재화시키는 도구로서 자연환경과 사회후생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20세기 초 대표적인 후생경제학자인 피구(Pigou)에 의해 제안된 방식이다.

내일은 대통령 선거의 날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선호하는 정치를 선택하는 날인 것이다. 그 선택에 따라 경제도 조금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오늘도 많은 경제학자는 더 나은 경제를 위해 열심히 수학을 풀고 모형으로 실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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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