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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1.09 17:02:32
  • 최종수정2023.01.09 17:02:32

지정구

한국은행 충북본부 기획조사팀장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현대 물리학의 쌍두마차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부터 먼 우주의 시간과 공간에서의 물질과 에너지 등 거시(巨視)적 물리 세계를 다루는 이론이다. 「인터스텔라」와 같은 영화에서 중량이 어마어마한 블랙홀 주변에 빛이 휘어지고, 단 몇 시간만 소형 우주선을 타고 다녀왔을 뿐인데 본선에 남은 동료는 몇 년 동안 외롭게 기다려 왔던 장면들이 상대성이론에 근거하여 제작된 것이다.

반면 양자역학은 미시(微視)적 근본원리를 다루는 이론이다. 대표적인 것이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확정된 값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하는 하이델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이다. 예를 들어, 원자핵 주변을 도는 전자의 경우 현재 그 위치를 측정케 되면 속도같은 운동량은 알 수 없고, 운동량을 측정케 되면 그 위치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전자는 원자핵 주위에 어느 곳에도 존재할 수 있는데, 관측자가 위치를 알기 위해 관측하는 순간, 그 관측 행위로 인해 그 전자의 운동이 어그러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알 수 없으니 기껏해야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두 이론 덕에 많은 과학적 진전이 있었지만, 양자 간의 갈등도 만만치 않다. 상대성이론은 초기조건을 주고 계산하면 결과를 확정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결정론적 이론이지만, 양자역학은 앞의 설명처럼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는 비결정론적 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마지못해 인정했지만, 죽기 전까지도 '신(神)은 주사위를 굴리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심정적으로는 비결정론적 해석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제 경제학으로 돌아가 보자. 경제학에서도 물리학에서와 같은 유사한 대칭이 있다. 미시와 거시경제학이다. 미시경제학은 소비자나 기업과 같이 개별 경제 주체들의 선택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고, 거시경제학은 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의 경제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이다. 따라서 전자는 개별 재화의 판매량, 가격, 이윤 등을, 후자는 이자율, 환율, GDP 등을 주로 다룬다. 그런데 물리학만큼은 아니더라도 양자간에 간극도 꽤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노동공급의 임금탄력성이다. 거시 자료를 보면 시간당 임금이 1% 상승할 경우 노동공급이 1~3%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기에, 거시경제학자들은 1~3 사이의 임금탄력성 전제하에 모형을 만들고 경제를 분석한다. 그런데 개별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살펴보니, 임금이 상승 또는 하락한다고 해서 노동공급량이 별로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시경제학자들은 임금탄력성이 0.5보다 작다고 간주하고 연구를 진행한다. 무엇이 맞는 말일까· 지금은 이 퍼즐이 풀렸지만 한 때는 양자간에 상당한 갈등도 있었다.

직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간당 임금이 인상되었다고 자발적으로 근로시간을 늘이는 근로자는 드물다. 많은 경우 시간당 임금에 상관없이 회사 일이 많아지면 그것의 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초과근무를 하는 정도다. 이렇게 보면 임금탄력성의 크기가 작다는 미시경제학자의 말이 옳아 보인다. 그러나 거시 자료를 보자. 호황일 때 노동수요가 증가하여 시간당 임금이 증가한다. 이때 실업자들뿐만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였던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하게 된다. 즉, 임금 증가시 취업자수 자체가 늘어나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노동공급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도 미시와 거시의 시각이 서로 다르다. 거시세계에서는 호황으로 갈수록 모든 기업들이 조금씩 설비투자를 확장해가다가 불황으로 진입하면서 투자를 줄이는 식의 연속적인 투자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미시자료를 보면 기업은 평상시에는 설비의 유지보수만 진행하다가 투자를 결정하면 단속적이며 대량의 투자(lumpy investment)를 한 방에 시행한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면 소량의 유지보수를 지속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다만 호황기에 이러한 단속적 대량투자를 하는 기업들의 수가 늘어날 뿐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미시와 거시경제학의 간극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이러한 미시·거시적 차이를 인식하여 현실을 해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세우느냐이다. 독자 여러분도 여러분 개인이나 속해 있는 집단 또는 사회를 때로는 망원경의 큰 안목으로 보기도 하고, 때로는 현미경의 깨알같은 안목으로 바라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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