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지정구

한국은행 충북본부 기획조사팀장

사건 개요는 이렇다. 지난 2018년 4만7천 명에 달하던 충북지역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2021년 상반기에 2만6천 명으로 감소했다. 거의 반토막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본격적인 추론에 앞서 경기와 관련성이 낮은 농림어업을 제외하자. 일반적으로 농림어업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충북의 경우 전체 자영업자 20만 명 중 약 6만 명이 농림어업 종사자이다.

사건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자영업황이 악화돼 폐업이 많이 늘어났다." 이는 절반 정도만 맞는 답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3만9천 명으로 전년 대비 17%나 감소했다. 이것은 코로나19 전부터 충북 자영업황이 이미 안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다음 주장은 어떨까? "전국의 자영업황이 다 안 좋아졌기 때문에 충북이라고 특별할 것은 없다." 이 또한 절반 정도만 맞는 답이다. 2019년 이후 전국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연평균 7.1%씩 감소했다. 그러나 충북은 같은 기간 연평균 17.7% 감소했다. 전국보다 무려 10.6%p가 높다. 이는 전국에 비해 충북에 악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8년 10만4천 명에서 2021년 상반기 10만7천 명으로 오히려 살짝 늘었다. 늘었다면 오히려 자영업황이 좋아졌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경기가 위축될 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폐업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종업원을 해고하고 '나 홀로 사장' 또는 '가족 무급종사자'의 도움을 받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경기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경기와 음의 상관관계를 갖거나 명확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코로나19 때문에 2020~2021년 중 배달라이더 수가 급증한 것이다. 이들의 대부분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이고 이들의 증가를 제외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도 2019년 이후 감소했다.

구체적인 원인분석 이전에 충북 자영업의 약 54%를 차지하는 도·소매, 숙박·음식, 운수·창고업을 간단히 살펴보자. 우선 도·소매 자영업자는 코로나19 발생과 상관없이 2015~2021년 중 연평균 6.9%씩 감소해 전기간에 걸친 자영업자 감소를 주도했다. 숙박·음식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 큰 변화가 없다가 2020~2021년에 연평균 10.0%씩 감소해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감소를 주도했다. 반면, 배달라이더를 포함하는 운수·창고는 2020~2021년 중 연평균 12.6%씩 증가해 자영업자수 급락을 완화시켰다. 결국 도·소매와 숙박·음식업이 문제의 핵심이다.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추론한 사건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 충북 자영업자 감소는 지역 자영업의 영세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충북의 경우 매출액이 작은 간이사업자 비중이 전국 4위로 최상위권이다. 또한 비교적 영세하다고 볼 수 있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비중이 80.4%로 전국 72.1%를 크게 앞서며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영세성과 더불어 충북 자영업은 대면서비스업에 많이 치중돼 있다. 특히 음식점업 비중은 18.4%로 관광도시인 강원과 제주를 제외하면 전국(15.1%)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마디로 공급과잉이다.

거시적으로도 낮은 개인소득 및 개인소비가 자영업 관련 수요를 제한하는 상황이다. 지역내총생산은 최근 6년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역외소득 유출 규모가 크기에 1인당 개인소득(15위)과 개인소비(17위)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또한 온라인 소비확대와 대전, 세종 등 충북 인근지역 대형 유통업체로의 소비유출도 충북 자영업의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구체적으로 2018~2021년 중 충북의 역외소비 증가율은 연평균 9%로 전국 3위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은행 충북본부 최동명 과장이 집필한 '미시자료를 이용한 충북 자영업자 급감 현황 및 요인 분석(2022년 4월)'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