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02.07 16:33:08
  • 최종수정2022.02.07 17:42:30

지정구

한국은행 충북본부 기획조사팀장

필자 가정에 중학생 아들 둘이 있는데 양육이 만만치 않다. 때론 전쟁도 벌어진다. 육체적, 정신적, 물질적 비용이 상당하다. 반면 주위의 딩크가정을 보면 비교적 높은 소득에 여가생활까지 여유로워 보인다. 참고로 딩크(DINK: dual income, no kids)란 아이를 갖지 않고 부부가 모두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 가정과 비교해 보자. 아이들을 돌봐줄 양가 부모님이 멀리 계셔서 아내가 퇴직하고 육아에 전념해야 했다. 외벌이가 되어 소득이 줄었다. 반면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18년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녀 1인당 월평균 양육비 지출액은 73만 원이다. 여기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공교육, 사교육, 돌봄, 기타(의복, 장난감, 육아용품, 용돈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동(同)조사에서 사교육비가 21만 원인데 2019년에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가 32만 원이다. 따라서 21만 원 대신 32만 원을 사용하면 자년 1인당 월평균 양육비는 84만 원이다. 1년이면 1천만 원이다.

그러나 이는 상당히 축소된 액수이다. 자녀를 키우는 공간에 대한 비용(귀속 임차비)과 식비는 제외됐다. 자녀가 없다면 여러 개의 방도 필요 없고 학군이 좋은 비싼 지역에 거주할 필요도 없다. 성장기 아이들의 폭풍 흡입에 가정 식비도 장난이 아니다. 이러한 주(住), 식(食)이 제외된 비용만 1인당 1천만 원인 것이다.

그게 다인가? 자녀의 학업과 진학 때문에 백방으로 귀동냥하러 다니고, 초조와 긴장 속에서 겨우 대학을 보내고 직장에 보낸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녀 결혼과 주거지 마련을 위해 부모는 모아두었던 큰 돈을 아낌 없이 내놓는다. 이것들을 다 금전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얼마일까?

이렇게 고비용을 들여 아이를 키웠는데 자녀양육의 수익률은 높을까? 예전 농경사회 때는 자식들이 노후 대책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많은 재무전문가들이 은퇴 후 자녀로부터 금전을 기대할 수 없으니, 미리미리 알아서 준비해 놓으라고 경고한다. 회계학적으로 따지면 수익률이 0%가 아니라 원금을 탕진하는 마이너스다. 물론, 아이들을 키우면서의 보람, 아이들이 주는 행복, 삶의 희노애락 등 금전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으나 여기서는 제외키로 하자.

그러면 사회나 국가 단위의 공적 측면에서 자녀 양육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2020년 우리나라 전체 명목GDP(1천933조 원)를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3천664만 명)로 나누면 약 5천300만 원이다. 우리 자녀가 자라서 현재 화폐가치 기준 1인당 연평균 5천만 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추경호 의원실 자료(2021년 6월 7일)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조세총액이 378조 원(150조 원의 사회보장기여금 제외)인데 생산연령인구로 나누면 약1천만 원이다. 그 돈이 도로, 국방, 각종 사회복지 등에 사용돼 대한민국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이다. 즉, 우리 가정들이 막대한 사적비용으로 양육시킨 자녀들이 장성해 국가와 사회를 지탱시키는 역할을 한다.

자녀를 둔 은퇴자든, 자녀가 없는 딩크 은퇴자든 장성한 우리 자녀들의 수고와 땀으로 지탱되는 국방, 치안, 의료, 복지급여 등의 혜택을 받으며 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서두에 언급한 딩크가정을 무임승차자로 비난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임신상의 문제로 자녀를 가지기 어려운 경우도 우리 주변에 많을뿐더러, 형편이 어려워서 아이를 가질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부부도 꽤 많다.

현재 우리나라 가임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은 0.84로 OECD 최하위다. 지난 2월 3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30년에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대비 320만 명 감소하고, 동연령 경제활동인구는 125만 명 감소할 전망이다. 충북도 15~59세 인구가 2020년 103만 명에서 2030년 92만 명으로 11만 명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로 따져보자. 2019년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5년 연평균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3.2%로 추정됐는데 2019~2020년 연평균은 2.5%로 0.7%p 하락했다. 그 중 약 0.4%p가 노동투입 감소 때문이다. 충북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발간한 '충북지역 인구구조 변화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요인으로 충북 GRDP성장률이 향후 10년간 0.3%p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필자 부부는 애국심이나 국가경제를 위해 아이를 낳고 양육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 자체만으로의 기쁨, 행복, 삶의 의미 등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가치를 비용이 압도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에 많은 가정이 자녀 한 명만 키우기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십년간 정부에서 100조 원을 들였는데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기사를 종종 본다. 그러나 이를 지난 십년간 태어난 아이들 수로 나누면 2천만 원 정도이다. 자녀 한 명 키우는데 수억 원이 소요되고, 자녀 한 명이 국가에 기여하는 것이 수억 원인데, 2천만 원으로 퉁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