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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2.18 15:49:49
  • 최종수정2021.02.18 15:49:49

안남영

전 HCN충북방송 대표이사

몇 년 전 우리나라 기자수가 2만7천여 명이란 통계를 봤다. 현재 충북만 해도 등록된 언론매체가 150개를 넘는다. 인터넷매체가 매년 조금씩 늘어난 결과로, 이름만 내건 유사 언론도 꽤 포함돼 있다.

사법개혁에 이어 언론개혁이 요즘 화두로 떠올랐다. 언론3법을 손보겠다는 것인데, 징벌적 손해배상 여부가 쟁점이다. 찬성론자들은 옥스퍼드대학, 국경없는 기자회 등의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이 꼴찌라는 평가를 들이댄다.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자유는 1위다. "이제 고삐를 죌 때"라는 건지 궁금하다.

"많으면 달라진다"(More is different)는 유명한 말이 있다. 딴은 그렇다. 공해물질이 그렇듯이 정보도, 기자도, 언론(사)도 사실 넘친다. 뉴스가 공해 취급을 받는 세상, '기레기'란 말이 모든 걸 웅변한다. 모두가 'TMI'(너무 많은 정보)를 우려하고 가짜뉴스를 개탄한다.

그래도 뉘라서 뉴스를 찾는 촉수와 시선을 거둘 것인가· 스낵커블 콘텐츠(과자처럼 가볍게 맛보는 것)에 길들여진 뜨내기 독자라 해도, 정보가 곧 권력이란 걸 몰라보다가, 가짜뉴스에 현혹되다가는 저만 바보 되기 쉽다. 미디어 홍수시대에는 나름의 필터를 갖출 일이다.

그게 '미디어 리터러시(이해력)'다. 언론의 속성과 본질을 이해하고 기사를 소화시킬 줄 아는 현명한 뉴스 소비자로서의 덕목 말이다. 그게 지금 바닥 수준이니 언론이 통째로 매도당하고 있다. 혹세무민의 주범처럼. 신문이나 TV, 라디오가 전부였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뉴스의 생산, 유통 환경이 딴판이다. 뉴스 소화력도 중요하지만 뉴스큐레이션, 카드뉴스, 네이티브광고, 리스티클 등 미디어 형식의 다변화도 따라가려니 현대인은 고달프다. 뉴스 때문에 바보 되기는 쉬워도 현명해지기는 어렵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요즘 학교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심이 높다. 교육 필요성이 어디 학생뿐이랴. 언론의 자유와 알권리의 의미를 지득하고, 기사가치 판단 기준도 알면 얼마나 좋을까. 기사의 생산과 유통 시스템, 광고에 얹혀사는 언론의 속성과 변화까지 따라잡기엔 그 길이 너무 멀다.

그러나 '디지털격차'처럼 '뉴스격차'로 뒤처질 수 있다. 때문에 기사를 보는 눈을 기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뉴스의 생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보도 싶지 않은 뉴스나 가짜가 너무 판친다는 불만도 기사가치 판단기준을 잘 몰라서다. 교과서적 '기사가치 판단기준 10가지'가 있는데,시의성·근접성·저명성·영향성·신기성·인간성·사회성·기록성· 흥미성·국제성 등이다. 내 주변과 상관있고 두루 관심거리가 될 만하면 당연히 보도가 커지고 오래 간다. 코로나·조국 사태 기사를 보면 영향권이 전국임을 알 수 있다. 언론은 독자가 혹할 만한 뉴스, 즉 팔리는 뉴스에 관심을 두지 묵은 이슈에 무단히 불을 지피지 않는다.

언론인들은 권력의 감시·비판이 본연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러나 일반인은 필요한 정보 제공을 그 역할로 이해한다. 비판 강도를 보는 관점의 괴리가 언론 불신을 낳았는지도 모른다. 난립 등 생존환경 악화 여파로 언론은 동네북이 됐다.

인터넷과 휴대폰의 영향이 크다. 특히 모바일 환경 보편화로 뉴스 소비가 매우 파편적, 피상적으로 변하면서 주류 언론의 아성은 이미 무너졌다. 열독률·시청률·뉴스소비시간·광고 등이 모두 하락세다. 몇몇 중앙지는 국수체인, 커피숍, 유학, 예식업에도 손댔다. 포털이나 SNS에 무릎 꿇고 '영혼거래'도 마다않는 상황이다. 어뷰징(독자를 꾀기 위한 양적,질적 오남용)에 빠져들어, 편집이 기사 가치를 배반하는 자충수가 그 증거다. 이러니 생존형 혁신 노력과 비겁한 타협 사이에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부질없어 보인다. 보기좋게만 편집하거나 게이트키핑이 없이 보도,논평하는 뉴미디어나 유튜버 등이 뜨고 있는데, 여기대로 언론의 자유와 신뢰 문제로 편치는 않아 보인다.

민주주의와 알권리 차원에서 언론의 몰락이나 제재는 다 불행이다. 결국 비판적이나마 언론에 대한 지지가 필요한데, 모두가 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워야 한다.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뉴스정보에 몸을 적시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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