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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2.03 15:58:46
  • 최종수정2019.12.03 15:58:46

고영옥

구연동화 강사·전 수필가

어느 날, 책을 읽다가 시간 예산 세우기라는 신선한 활자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하였다. 고든 맥도날드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이라는 책이었다. 일반적인 개념보다 더 현실감 있는 의미를 담기 위해 시간에 예산이란 낯선 이름을 붙인 듯하다.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방학 때마다 생활 계획표를 만들어왔다. 생각해 보니 그게 시간 예산 세우기의 시작이었다.

흔히 예산을 세운다고 하면, 금전 출납을 생각하게 되고 한정된 수입을 가지고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지 신중하게 검토하며 계획을 짜내는 것쯤으로 알고 있다. 재정 관리에서 순위는 명백하다. 필수적인 예산을 세운 뒤에야 임시로 추가 예산을 세울 수 있다. 경상비와 임시비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으면 결국 빚을 지기 일쑤이고 파경을 불러오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한정된 수입에 맞추어 예산을 세우듯이 한정된 시간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꼭 써야 할 시간과 하고 싶은 일에 드는 시간을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귀중한 시간을 가지고 꼭 해야 할 필수적인 일이 무엇인가· 또한, 무엇을 하는 것이 최선인가· 그리고 타협할 수 있고 선택적인 것은 무엇인가를 먼저 구분해서 우선순위를 정해 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하루의 리듬, 한 주일의 리듬, 그리고 1년의 생활 리듬을 고려해서 적절하게 시간을 배정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나처럼 아침 시간이 가장 집중이 잘되는 사람은 아침 시간대를 잘 활용하라는 의미이리라.

내 친구는 특별히 하는 일은 없어도 매일 바쁘다고 한다. 그건 한가한 사람이라고 온갖 일에 불러 가기 때문이다.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시간은 남에 의해 사용되기 일쑤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자신에게는 시간이 부족하여 바빠지는 것이다. 우선 떠밀려 다니며 시간을 허비하는 생활방식을 절제하고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아는 어떤 분은 휴대전화기를 소지하지 않으신다. 일부에서는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불만이지만 그분은 철저하게 시간의 주인으로 사는 자유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난 내 시간의 주인이 되려고 노력했다. 영양가 없다고 생각되는 시간을 빼내고 나름대로 액기스라고 생각되는 일들로 시간 예산을 세우고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고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왔다. 한데 그 과정에서 치열함만이 옳은 것이 아니고 한가한 여유로움이 비생산적인 것도 아니라는 메시지에도 마음을 기울였어야 했다. 그러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삶이 너무 빡빡하고 치열해서 몸과 마음이 피곤함에 찌들고 황무해 간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편안한 자세로 일상에 젖어 들어 내면을 다져 나아가는 여유로움이 저력으로 남는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치우침이 없는 균형 있는 시간 예산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었는데….

지난달에는 무조건 쉬라는 병원 처방을 받았다. 잘 쉬면서 몸의 투정을 일일이 받아주고 다독여야 할 시점이란다. 요즈음 일과에는 쉼은 필수이고 추가 예산도 자유로워졌다. 그러다 보니 나의 시간 속에 새로운 돌아봄이 생겼다. 첫째는 기도와 묵상의 시간이 늘었고 둘째는 독서를 통한 영혼의 재충전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이 한가로움, 여유로운 침잠(沈潛)이 좋다. 오늘은 계획된 모임도 없는 날인데도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었다. '점심 한 끼 먹자.'며 이렇게 떠밀려 다니는 시간에도 나름의 의미가 가해진다.

외면에 치중한 동적인 삶은 본질을 잃기 쉽고 내면에만 갇힌 정적인 삶에는 실천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진작에 염두에 두었어야 했다. 많이 늦었지만. 앞으로는 얼마쯤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시간 예산을 세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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