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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13 16:31:42
  • 최종수정2019.08.13 16:31:42

고영옥

구연동화 강사·전 수필가

'화창한 날씨를 만들고 싶은 '해님'과 눈을 뿌리고 싶은 '구름'이 만났다. 둘은 자기의 생각을 내 세우다가 "그럼 우리 가위바위보로 정하자!"라고 해님이 말했다. 해님과 구름은 가위, 바위, 보를 하였고, 구름이 이겼다. 해님은 다른 구름 뒤에 숨어 잠들어 버리자 구름은 기뻐하며 눈을 뿌렸고, 함박눈이 내리자 신이 난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눈사람을 만들고 나자 아이들은 눈사람 코는 뭐로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돌멩이로 하자는 아이들의 말에 눈사람은 싫다며 코를 당근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이들은 눈사람에게 "그럼, 우리 가위바위보로 정하자!"라고 하며 눈사람이 이기면 당근으로 코를 해 주겠다고 말했다. "가위, 바위, 보!" 누가 이겼을까·'

이 동화는 '우리 가위바위보로 정하자!'라는 반복적인 리듬감으로 아이들을 재미있는 놀이의 세계로 이끌어 들인다.

'가위바위보' 생각만 해도 괜스레 웃음이 나오고 추억이 송골송골 돋는 유쾌한 놀이다. 무엇 보다 지더라도 울거나 떼를 쓰면 안 된다는 걸 아이들은 안다. 지든 이기든 그 결과에 깨끗하게 따르는 것이기에 약속에 대한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긴 사람에게 먼저 기회를 주다 보면, 양보하고 조율해 나가는 법과 규칙이나 약속을 지키는 법도 하나둘 익혀나갈 것이다.

가위바위보는 우리 민족의 정서 속에 흥건히 녹아있다. 유년 시절에는 편을 가르거나 순서를 정할 때 자연스럽게 가위바위보가 먼저 등장했다. 소녀 시절에도 친구들과 계단을 오르게 되면 가위바위보를 하여서이긴 사람만 계단을 하나씩 올라 누가 먼저 계단 을 오르는지 내기를 하기도 했다. 젊은 시절에도 그와 아까시 잎새를 가위바위보로 하나씩 따며 젊음의 낭만을 만끽하기도 했다. 반백의 머리가 된 지금도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위바위보이다. 올봄 교단 체육대회가 있었다. 체육관을 메우는 함성이 잦아들고 마지막 순서로 경품추첨 시간이 되었다. 경품이 많기도 했다. 은근히 기대하며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 번호인 127번은 어디 숨었는지 소식이 없다. 마지막으로 두 개가 남았다. 공기 청정기와 선풍기다. 선풍기 먼저 뽑고 공기청정기는 맨 마지막에 뽑을 줄 알았는데 두 장을 동시에 뽑는 것이다. 잠시 착오가 있지 싶었다. 그런데 뽑힌 두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하여서 이긴 사람이 공기청정기를 가져가는 것이란다. 그건 놀이할 때나 하는 것이지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런 게 어디 있어.' '말도 안 돼.' 한마디씩 하면서도 누가 뽑히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나의 실낱같은 소망은 사라지고 두 사람이 불려 나왔다. 둘은 돌아서서 가위바위보를 하였다. 짓궂기도 하지 선풍기보다 좀 더 나은 경품을 남겨놓을 수도 있었는데…. 그게 운용의 묘라는 것인가. 잠깐 웅성댔지만, 모두 하하 호호 웃으며 체육관을 나왔다. 오늘 모였던 모두에게 잊히지 않는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가위 바위 보'는 내가 아무리 심사숙고하고 노력을 해도, 상대방이 뭐를 내놓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진다. 바위는 가위를 이기지만 가위는 보자기를 이긴다. 그리고 보자기는 최하위가 아니라 최상위에 있던 주먹을 이김으로써 동그란 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만약 주먹과 보자기만 있다면 이항대립의 동전 던지기 같은 서구식 게임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가위바위보는 승패의 게임이 아니라 공존의 게임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동양 고유의 순환형 문명론'을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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