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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완

충북문인협회 회장

결혼시즌이 다가왔다. 요즈음 주말마다 몇 차례씩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다. 참석하는 결혼식장마다 예외 없이 주례의 혼인서약과 성혼선언을 듣는다. 주례가 읽고 신랑신부가 대답한다. 첫째 어떠한 경우라도 항상 사랑하고 존중할 것, 둘째 어른을 공경할 것, 셋째 진실한 남편과 아내로써의 도리를 다할 것, 참으로 지키기 쉽지 않은 내용이다. 그러나 신랑 신부는 예외 없이 '예'하고 대답한다. 사려 깊게 대답하는 게 아니고 빨리 신혼여행을 가고 싶어서인지 주례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이 약속을 온전히 지킨다면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 일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풍경은 배반의 장미 향기로 가득하다. 이쯤해서 서약문을 현실에 맞도록 바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문제가 되는 어떠한 경우라도 항상, 공경할, 진실한 등이다. 약속을 이행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면 질문을 이렇게 바꾸는 건 어떨까·

신랑 신부는 대체로 사랑하고 존중할 것인가, 어른을 심하게 무시하지는 않을 것인가, 법에 저촉될 행동을 삼가고 남편과 아내로써의 도리를 다할 것인가.

얼마 전 난 이상한 청첩장을 받았다. 그 친구가 남매를 두었고 딸을 시집보냈는데 또 다시 딸을 시집보낸다는 청첩장을 보내 왔다. 의아한 나는 다른 친구에게 물었다. 그 친구 숨겨놓은 딸이 또 있었나· 친구는 나보고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이혼하고 재혼하게 되어 청첩을 보낸 것이다. 축의금 봉투를 들고 참석하긴 했지만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종전 같으면 재혼을 하게 되면 부끄러워 성당이나 절, 식당 같은데서 가족들만 모여 조용히 치루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세태가 너무 달라졌다. 내가 변하는 세상에 적응을 제대로 못하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게 한다.

요즘 우리나라 부부 이혼율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기혼 남성과 여성 1000명당 이혼자가 남녀 모두 약 10명에 이른다. 특히 24세 미만에 결혼한 부부의 이혼율이 전체 이혼율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세 이상 황혼이혼을 포함해 하루 평균 342쌍이 파탄을 맞고 있다. 몇 번의 위기를 넘겼지만 40여년을 아내와 같이 할 수 있었다니 나 자신이 새삼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젠 검은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는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고 부부 해체로 인한 가족 해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주위를 살펴봐도 이혼 가정을 흔히 볼 수 있다.

부부치료 전문가인 최성애 박사는 부부사이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한다. 부부가 불화를 겪는 것은 '라이프 통장'이 고갈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라이프 통장이란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 물, 공기, 영양분 등의 핵심자원이 필요하듯 부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재정, 건강, 정서, 도우미 등 네 가지 요소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이 요소들이 고갈되면 불화가 생기고 위기를 맞게 된다.

이중 우리나라 부부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정서 즉 대화 부족으로 인한 이해 부족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될수록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여가 시간에는 취미 생활을 같이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부부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은 30분~1시간이 33%로 가장 많다고 한다. 화성인과 금성인으로 비유될 정도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일 마주하고 부딪치는 일상에서 의례적인 대화만 나누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습적 성차별과 사회생활의 차이가 상호작용해 대화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헝가리 시인이자 소설가인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한 침대에서 밤에 같이 잠이 든다는 것은 그 사람의 코고는 소리, 이불을 내젖는 습성, 이가는 소리, 단내나는 입 등을 이해하는 것 이외도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볼 수 있는 것이 부부라고 정의했다.

부부란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도 사랑스럽게 볼 수 있는 사이를 말한다. 그래서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고도 한다.

탈무드에서 보면 부부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한다면 칼날 폭 만큼의 침대에서도 잘 잘 수 있지만 서로 반목하기 시작하면 십 미터나 넓은 침대로도 너무 좁아진다고 적고 있다.

반목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소한 갈등에서 비롯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말 그대로 어려움이 닥쳐와도 함께 헤쳐 나가려는 의지가 없다면 가정은 유지되기 어렵다.

사랑 받는 것을 기대하다 결국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결혼생활임을 일찍 깨닫는 것이 행복한 결혼 생활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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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