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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완

충북문인협회 회장

친구가 내게 물었다. 자네 사는 집과 부동산이 있지 않나. 자식들에게 어떻게 나누어 줄 생각인가. 나는 단호히 말했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생각이 없네, 공부시켜 좋은 직장을 잡고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살면 됐지 왜 어렵게 마련한 재산까지 물려준단 말인가. 사회에 환원해서 많은 이들에 귀감이 되고 싶네.

그래 친구 말이 맞네. 유산을 남겨주면 주는 만큼 자식들을 망칠 수 있어 현명한 생각이야, 친구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눈빛이었다.

친구와 헤어져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내가 과연 자식들에게 한 푼도 물려주지 않고 남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까· 그런 결단력이 내게 있을까· 말이 그렇지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집 한 칸 통장 하나라도 물려주고 싶은 것이 우리 같이 보통 사람들의 부모 된 마음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어렵사리 삶을 일구어 온 우리 세대로서는 재산에 대한 집착이 클 수밖에 없다. 자식에 대한 애착도 도를 넘어선다. 자신은 없고 오직 자식만 있다. 남극에 황제펭귄과 비유된다. 세상에서 제일 추운 남극에서 두 달간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이를 넘겨받아 발 위에 올려놓고 배로 덮어 보호한다. 암컷이 먹이를 찾아 100킬로미터를 걸어갔다 오는 두 달 동안 수컷은 더 굶주리며 홀로 추위와 눈보라를 견뎌야 한다. 암컷이 먹이를 갖고 오면 이번엔 수컷의 행군이 시작된다. 이런 식의 반복으로 황제펭귄 부부는 연간 230일가량을 오직 자식 하나를 위해 극한의 어려움을 참아낸다.

우리 세대 부모들의 삶도 이에 못지않다.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 아이가 생기면 끝이다. 모든 삶이 아이 위주로 바뀌고 자식만을 위한 인생 역정은 시작된다. 공교육이 책임져주지 못하니 살인적인 사교육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그것도 성이 안차면 자식을 외국에 보낸다. 가족은 뿔뿔이 헤어져 생이별을 한다. 가르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직장을 구할 때까지 돌봐주어야 하고 결혼 후엔 보금자리까지 마련해 주어야 한다. 직장을 못 구하고 사업이라도 벌이면 자금을 대주었다가 빈털터리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평생을 자식에게 올인했으면 끝내야 될 텐데 어렵게 마련한 재산인 집 한 채마저 일찍 자식에게 넘겨주고 어려운 노후를 보내는 이가 많다. 이제 우리 세대도 사회변화에 따른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이기주의자가 돼서 과감히 사슬을 끊어야 한다. 자식을 위해 자식을 통해 사는 게 아니라 자식에게 잘 사는 본보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우선 나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남은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려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진정한 삶은 부가 아니다. 일과 친구, 배움과 체험, 가족과 웃음, 꿈과 사랑, 나눔과 감사 같은 내면의 가치들이다. 나도 언젠가는 숨을 멈춘다. 남은 사람에게 좋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려면 나의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이루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는 무엇으로 또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의 물음에 분명히 답할 수 있어야 된다.

진정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나만의 향기 있는 가치를 만들고 그것을 유산으로 남겨주어야 한다. 설원(說苑)에 이르길 화양 천리행 인덕만년훈(花香千里行 人德萬年薰)이라 했다. 말 그대로 꽃향기는 천리를 간다지만 사람의 덕과 가치는 만년 동안 향기로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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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