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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7.19 08:40:18
  • 최종수정2016.07.19 08:40:18
[충북일보] '청주 만득이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단순한 실종일까. 계획적 유괴일까.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무관심이다. 비극의 진원지이자 출발점이다.

***무관심이 낳은 사회적 폐해

만득이로 불리는 고씨는 지적 장애 2급으로 48살이다. 고향은 청주 오송이다. 강제 노역한 오창 축사에서 불과 18㎞거리다. 자동차로 20여분 거리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무려 19년이 걸렸다.

참으로 지난한 세월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무관심한 사회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이토록 오랜 세월이 걸린 까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부조리한 사회적 분위기가 그대로 전이된 듯해 씁쓸하다. 개개인의 무관심이 아쉽기만 하다.

민중의 무관심에 일침을 가하는 책자 하나가 뒤늦게 관심을 끈다. 이탈리아 정치가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 1891.1.22.~1937.4.27.)가 지은 '나는 무관심을 증오한다'다. 그람시는 이 책에서 민중의 무관심을 통렬하게 정의한다.

왜 가난한 노동자와 농민이 파시스트 독재를 더 지지했을까. 자신들의 이익과 전혀 무관한데도 말이다. 그람시는 무관심을 무기력하고 기생적인 것으로 설명한다. 진정 살아 있지 않은 비겁함으로 여긴다.

이런 무관심한 사람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다. 어느 공간에서나 존재한다. 물론 책에서도 분명하게 밝혔다.
내 주변 내 직장도 다르지 않다. 무관심 때문에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가 되고 있다. 손해 입을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무관심한 사람은 대부분 무책임하다. 불평으로 가득 차 도무지 만족스럽지 않다. 자신의 삶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역사 속에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없다. 궁극적으로 타인이 아니라 나를 불행하게 하는 무관심이다.

무관심을 타파해야 한다. 가장 먼저 공감(共感)이 필요하다. 그런데 공감은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다른 사람과 관계가 필수다. 타인을 배려해야 비로소 생기는 감정이 공감이다. 무관심한 사람에겐 공감이 생기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상관없다는 논리에 익숙하다. 아니 스스로 거기에 빠지려 한다. 애써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도로에서 폭행을 당하는 여학생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신 나보다 약한 사람들에겐 '갑질'을 하곤 한다.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자율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도덕적 본성이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예전엔 달랐다. 공감하며 책임의식을 가졌다. '부채의식'으로 확장돼 사회를 지배한 힘이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공감 능력이 사라졌다. 더불어 타인에 대한 책임의식도 없어졌다.

오로지 자신의 생존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하루하루 자신의 생존도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남에 대해 책임 의식을 느낄 겨를이 없다. 생존 경쟁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공포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기자들만이라도 공감해야

무관심은 무관심을 낳는다. 무관심이 정말 무서운 이유도 여기 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잘 증명한다. '청주 만득이 사건'도 일종의 깨진 유리창이다. 사회 곳곳에서 '염전노예'니 '40년노예'니 하는 비슷한 사건이 18년 노예의 비극으로 이어졌다.

국가권력이 존재하는 건 이런 깨진 유리창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건 현장에는 언제나 국가도 없었고 국민도 없었다. 다만 무관심만 있었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이 기회에 묻는다. "과연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고통에 진심으로 아파했나."

충북의 기자들이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진실 추적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말았으면 한다. 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공감 능력이다.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일에 가슴 아파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감이 일종의 '오지랖'인 까닭은 여기 있다.

기자는 타인의 고통에 끊임없이 아파해야 한다. 그게 사회 정의고 기자의 오지랖이다. 또 묻는다. "사회적 약자, 그들의 이야기에 지금도 귀 기울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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