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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도서관, 피어라 꿈' - 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

프랑스 작가 '프랑스와 사강' 이름 사용
어린이 좋아했던 작가 마음처럼 책을 통해 미래 꿈꾸는 장소 만들고자 파리시에서 개관

  • 웹출고시간2015.07.20 16:04:56
  • 최종수정2015.07.20 16:04:56

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 입구 모습

ⓒ 기획취재팀
[충북일보] 프랑스 파리의 거리는 예상외로 혼잡했다. 버스와 택시,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거미줄처럼 얽혀 위험한 곡예운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보행자도 무단횡단은 다반사다. 북경의 풍경과 유사했지만 어딘지 달랐다. 무질서속의 질서가 엄연히 존재했다. 그 바탕에는 우선시 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사람존중이었다. 자동차는 철저하게 자전거 타는 사람과 보행자를 보호한다. 설령 그들이 교통법규를 위반한다 해도 화내거나 다투지 않는다. 문란한 교통체증 속에서도'강자(强者)'가'약자(弱子)'를 보호하려는 시민의식은 오랜 세월동안 숙성되어 온 것이리라.

약자를 보호하려는 시민의식의 발로는 어쩌면 어린이도서관에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감히 해보게 된다. 그만큼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읽으며 희망을 꿈꾸게 하는 곳, 강자인 어른들이 약자인 어린이를 보호하고 있는 커다란 울타리가 프랑스 어린이도서관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프랑스 어린이도서관은 아이들의 천국

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에서 할아버지와 손자가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

ⓒ 기획취재팀
프랑스 도서관은 아이들의 천국(天國)이다. 천국이 인간의 희망이 완벽히 실현된 곳이라면 천국은 이미 효용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더 나은 세계로의 꿈을 꿀 수 있는 곳이 아마 천국이 아닐까. 다시 말하면, 프랑스 어린이도서관을 천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보다 더 행복한 세상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도서관 기행에서 우연한 기회에 하얀 천국을 만날 수 있었다. 개관한지 불과 한 달이 채 안된'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우연의 산물이었다. 훗날 거대한 프랑스 어린이도서관 역사의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를 만큼 크고, 정교한 시스템을 갖춘 최신식 어린이도서관이었다. 지금껏 방문했던 영국 런던의 어린이도서관이나 프랑스 파리의 어린이도서관은 오랜 전통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 또한 행운이었다. 이전에 방문했던 파리 비블리오 루도데크 어린이도서관 관리인에게'발리에르 어린이도서관'의 위치를 묻자, 그는"발리에르 어린이도서관과 같은 형태는 파리에 수없이 많지만, 지난 달 생긴'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은 특별할 것"이라며"아마도 파리의 명물이 될 것이다"라고 넌지시 추천해주었던 것이다. 우리가 찾던 발리에르 도서관과 불과 100여m정도 거리에서'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이 아름답고도 멋진 위용을 드러냈다.

◇ 새로운 역사의 시작'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

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 사서 R씨

ⓒ 기획취재팀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1954년 소설인'슬픔이여 안녕'은 내겐 중학교 시절 읽었던 첫 애정소설(·)로 기억하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레이몽과 살아온 17세의 소녀 세실이 코트다쥐르의 별장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겪는 일들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한 작품이다. 런던의'루이스캐럴 어린이도서관'처럼 프랑스 파리에서도 작가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어린이도서관을 지었다는 발상이 독특했다.

입구에서 프랑스의 고성처럼 거대한 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벽면에 선명하게 새겨진'프랑스와 사강 어린이도서관'이 눈길을 끈다. 정문 주변에서는 카페처럼 자유롭게 아이들과 어른들이 앉아 책을 보고 무언가를 먹기도 했다. 문을 통과해 들어가자 마치 호텔로비에 들어선 것처럼 앞뜰과 정원이 갖춰져 있었다. 도서관의 전체적인 특징은 하얀색을 고집했다. 그만큼 단아하고 깨끗했다. 1층은 청소년을 위한 서적과 열람실로 구성되어 있었고 2층은 어린이전용도서관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대리석을 밟고 오르며 이곳에 세월이 쌓이면 어떤 연륜으로 전통의 빛을 발하고 있을까를 상상했다.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에 난색을 표명했지만, 이곳 어린이도서관 사서 R씨는 결국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슬픔이여 안녕'같은 좋은 작품을 남긴 작가 프랑스와 사강은 어린이를 좋아했다. 그 작가의 마음처럼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삶을 발견하고 미래를 꿈꾸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지난 5월 파리시에서 개관했다."

◇ 새로운 형태의 어린이도서관, 어린이 책 박물관 기능 겸비

쾌적한 환경 속에 아이들은 곳곳에 책과 동화되어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쉬고 있는 풍경이 이색적이었다. 심지어는 유모차를 도서관내에 갖고 와 젖병을 물린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이곳은 파리의 어린이도서관과 달리 공공도서관의 성격이 강하다. 보통 파리의 어린이도서관은 학교와 연계되어 움직이지만, 여기는 도서의 구입부터 프로그램 운영이 시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도서관 고유의 기능인 보관기능도 함께 한다. 그래서 18~19세기의 오래된 어린이 서적도 보유하고 있다."

5살 된 아들과 함께 도서관을 찾은 쟝마르끄(48, Jean-marc)씨

ⓒ 기획취재팀
고맙게도 사서 R씨는 특별한 곳에 보관되어 있는, 19세기에 출판된'파리의 로빈슨'과 우리나라 어린이 동화'달님 안녕'과 비슷한 독일동화, 18세기의 오래된 프랑스 전래동화서적 등을 직접 보여줬다.

5살 된 아들과 함께 도서관을 찾은 쟝마르끄(48, Jean-marc)씨는"학교와 연관된 어린이도서관은 수없이 많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며"아이들은 공공어린이도서관을 통해 지적 정보를 모두 함께 공유하는 것에 대한 인식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다. 가정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어린이도서관에서 익힌다. 대부분 집과 가까운 어린이도서관을 이용하지만 그곳에 없는 책들은 이곳에서 주로 보고 즐긴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프랑스의 작은 동네도서관은 학교와 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곳에서 부족한 다양한 책이나 정보는 조금 더 큰 시(市)의 공공 어린이도서관을 통해 보충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 윤기윤 팀장·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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