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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도서관, 피어라 꿈' - 루이스캐럴 어린이도서관

런던 외각지 빈민가 언저리에 자리
기둥은 앨리스 그림의 커다란 나무… 바닥은 동화 속 눕던 침대를 형상화
아이들 눈높이 잘 살려 상상력 키워

  • 웹출고시간2015.07.12 15:15:29
  • 최종수정2015.07.12 15:15:29
[충북일보] 루이스캐럴 어린이도서관(이하 루이스도서관)은 의외로 런던의 외곽지인 빈민가 언저리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루이스도서관의 정확한 주소는 'Lewis carroll Library 166 Copenhagen street London N1, OST'이다.

루이스캐럴 어린이도서관 풍경

안내자의 설명으로는 "영국 런던 중에서도 이곳은 슬럼가에 속한다. 어쩌면 이런 곳이야말로 어린이도서관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그의 말은 우연의 일치처럼 '순천 기적의 도서관' 정봉남 관장의 말이기도 했다.

"기적의 도서관에 담긴 또 다른 의미는 환경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의 보금자리다."

루이스도서관 입구에서는 때마침 한 떼의 어린이들이 꽃의 행렬처럼 줄을 지어 나오고 있었다. 모두 같은 형광색 안전조끼를 입고 단체로 움직였다. 멀리서도 눈에 잘 띄게 하려는 의도였다. 낯선 동양인이 사진을 찍자 아이들은 손을 흔들어줬다. 그러자 인솔자가 서둘러 사진촬영을 막기도 했다.

루이스도서관 입구에는 루이스캐럴의 대표적 동화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그림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보았던, 흑백의 점선으로 이어진 추억 같은 그림이 생생히 펼쳐지고 있었다. 앨리스가 잔치를 여는 식탁에서 여러 동물들과 함께 있는 그림이었다. 그림에서 튀어나오듯 문득 도서관 입구에서 제프 제임스(Geoff James) 도서관 매니저가 반갑게 맞아줬다.

◇루이스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상상력을 담아내

"루이스캐럴 어린이도서관은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서 펼쳐진 신기하고 다양한 세상을 어린이들에게 느끼게 하고 행복한 꿈을 꿈꾸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루이스캐럴의 어린이 사랑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어린이도서관이다."

제프 제임스(Geoff james)

루이스캐럴 어린이도서관 매니저

제프 제임스(Geoff James) 도서관 매니저는 도서관 건립 취지를 먼저 설명했다. 생각보다 도서관의 규모는 단출했다. 애초에, 루이스캐럴 도서관이라면 이곳에 오는 어린이들이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 등장하는 동화 속 세상으로 흠뻑 빠져들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앨리스가 빨려 들어간 토끼 굴과 온갖 동물들의 캐릭터들이 책과 함께 포진되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조금은 밋밋하고 특별할 것이 없는 규모 작은 어린이도서관이었다.

돋보이는 점이 있다면, 루이스도서관 기둥은 앨리스 그림의 커다란 나무로 되어 있었고 바닥은 동화 속 앨리스가 눕던 침대를 그대로 형상화해서 아이들의 눈높이를 잘 살렸다는 것이었다. 또한 곳곳에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 등장하는 그림과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제프 제임스 매니저는 아이들을 대하는 도서관 종사자들의 마음가짐과 오랜 기간 도서관에서 이어져온 어린이 독서교육의 전통을 힘주어 강조했다.

"영국 아이들은 태어나 기어다닐 즈음부터 도서관에서 책과 놀며, 학교에 입학하면 숙제와 방과 후 수업을 이곳의 자료를 활용해 탐구하고 이용해 왔다. 학교와 도서관은 유기적으로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다."

◇외형이나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

"세상에 도서관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도서관마다 각자의 꽃을 피운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내면의 씨앗으로 어느 순간 자신만의 꽃을 피우고 산다. 루이스캐럴 도서관은 어린이들의 마음에 씨앗을 심기도 하지만, 씨앗이 자랄 토양을 제공하는 곳이다. 어릴 적부터 도서관에서 책 읽는 습관을 키워주는 것은 결국 그들의 씨앗을 크고 풍성하게 키워주는 것이다. 도서관은 좋은 흙(자양분)을 끓임 없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루이스캐럴 도서관입구에 있는 그림

예상보다 작은 도서관의 외관과 규모에 다소 실망했던 마음에 제프 제임스(Geoff James) 매니저의 말은 날카롭게 벼린 도끼처럼 외형에 치우쳤던 선입견과 편견을 부수었다. 겉모습보다 내면의 토양을 갖추는 마음이 중요하며 그런 마음을 심어주는 것은 어쩌면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람들,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는 어린이에 대한 열정 가득한 눈빛으로 우리에게도 진정성을 다해 루이스도서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루이스캐럴은 진정한 동화작가였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최초였다. 그런 의미에서 루이스도서관의 정신을 설명할 수 있다. 이곳은 월요일 아침에는 1살 정도의 아이들이 이용한다. 그때 음악과 시를 들려준다. 수요일은 1~4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4살부터 11살까지 어린이들이 주로 많이 이용한다. 방문객이 늘고 공간이 필요하면 도서관은 트랜스포머로 변신을 한다.(웃음) 바닥에 바퀴가 달려있어 책은 근사한 무대장치가 되고 너른 공간에서 어린이를 위해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이곳은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다. 숙제할 수 있는 클럽형태로 운영되며 컴퓨터도 충분히 구비되어 있어 방과 후 교육으로 유용하다.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출판된 지 올해가 150주년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연극배우를 초청해 책에 있는 장면들을 공연하기도 하고 출판사와도 연결해 재미난 이벤트도 벌인다."

◇도서관은 아이들의 '꿈을 만드는 공장'

루이스캐럴 어린이 도서관에서 나오는 어린이들

"루이스캐럴의 작품들을 널리 알리고 싶은 의도로 도서관을 만들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다. 루이스캐럴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어떤 영감을 준다고 믿는다."

끝으로 어린이 도서관 매니저 일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그의 답은 특기할 만한 했다.

"아이들이 책을 읽는 모습, 그것이 곧 영국의 미래다. 내가 그런 역할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에 무한한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 이곳 루이스캐럴 도서관은 아이들과 영국의 꿈을 만드는 '꿈 공장'이다."

/ 윤기윤 팀장, 김수미 기자,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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