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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도서관, 피어라 꿈' - 패딩턴 어린이도서관

기차·동물모양 기구 등 어린이 흥미 유발
구연동화·숙제 돕는 프로그램 운영… 참여 유도
학교와 유기적 연대로 숙제·준비물 해결
길잡이 될만한 책 진열하지만 선택은 이용자 몫

  • 웹출고시간2015.07.13 16:00:18
  • 최종수정2015.07.13 16:00:18
"호그와트행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 '9와 3/4 승강장'으로 돌진하라."

해리포터는 9번과 10번 승강장 표지판 사이에 서서 당황하고 있었다. 이때 그의 친구 론 위즐리의 엄마는 해리포터에게 '9번 승강장과 10번 승강장 사이 4분의 3 지점을 말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며 시범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소설 '해리포터' 中

패딩턴 어린이도서관 입구.

영국 J.K.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기 위한 비밀 출입구 승강장은 런던의 킹스크로스역이다. 그 기차역(驛) 주변에 '패딩턴 어린이도서관'이 있었다. 마법학교의 화려한 중세건물은 아니지만, 오래된 붉은 벽돌에 이끼가 군데군데 끼어 고풍스런 분위기와 붉은 철 대문이 인상적인 도서관이었다. 해리포터가 꿈을 찾아 떠나는 것처럼 이곳 패딩턴 어린이도서관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어린이들도 미래의 문을 찾아 들어가는 모습처럼 설레어 보였다. 금발의 부모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한 아름의 책과 프로그램이 담긴 안내지를 들고 천천히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도서관은 놀이터이자, 공부방

멜링턴 어린이도서관 '로렌스 포' 매니저.

"보통은 이런 영국의 어린이도서관은 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숙제나 기타 준비물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준비하기도 한다. 어린이도서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같은 교육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패딩턴 어린이도서관에 함께 동행한 김유리(20·영국 KCL대학 재학)씨는 영국에서 태어나 줄곧 성장해 이곳 사정에 해박하다. 그녀는 영국 도서관의 특성과 역할이 제도권 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점이라고 말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도서관인지 놀이터인지 구별이 잘 안 된다. 그만큼 파격적인 부분이 많다. 높은 천장은 공간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고, 기차나 기린 그 밖의 여러 동물모양의 캐릭터로 만든 가구와 시설물들이 어린이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준다. 여기저기 부드러운 소재의 바닥 위에서 뒹굴며 책을 보기도 하고 엄마랑 조잘조잘 떠들기도 한다.

패딩턴 어린이도서관 로렌스(56) 매니저는 낯선 이방인의 갑작스런 방문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줬다.

"패딩턴 어린이 도서관의 특징은 회원등록을 하면 책, DVD, 비디오 등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인근에 성인도서관인 '패딩턴 도서관'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특히 우리 도서관은 아이들을 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다양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영국정부에서 실시하는 '북 스타트' 운동의 일환으로, 어린이에게 구연동화를 들려주는 스토리 타임과 숙제를 도와주는 홈워크 타임으로 구성된다."

로렌스 매니저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찾는 영국어린이도서관 중 하나가 이곳 패딩턴 어린이도서관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좋은 책, 아이들이 선택

패딩턴 어린이도서관 전경.

패딩턴 어린이도서관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애초에 어린이를 위한 전용도서관으로 건축했는지 궁금했다.

"패딩턴 어린이도서관은 1968년부터 생겼다. 이곳은 원래 교회건물이었는데 지금까지 빌려 사용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성인도서관 '패딩턴도서관'은 2차 세계대전에도 존재했으니 역사가 깊다. 도서관은 주로 학교와 함께 성장을 했다. 학교는 지식을 가르친다면, 도서관은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역할을 꾸준히 해 왔다."

사실 어른들이 선정하는 추천 어린이 도서는 실제로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른들의 기준에서 바라 본 어린이 책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과는 거리가 분명 존재한다. 영국에서는 어떤 책을 아이들에게 권장할까.

패딩턴 어린이도서관에 진열된 책들.

"이곳에서는 어른들이 책을 일방적으로 선정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책은 어른들이 쓴다. 이곳에 어린이를 위한 책과 길잡이가 될 책을 구해 진열은 하지만, 선택은 아이들이 직접 한다. 단체로 구매를 할 때는 아마존과 같이 거대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아이들에게 유익한 책'을 추천받기도 한다. 아이들도 서로 토론을 통해 좋은 책을 권해주기도 하고 교사들에게 질문을 해 책을 선정한다."

학교를 파한 아이들은 도서관으로 와서 친구들과 숙제를 한다. 때론 컴퓨터(각 컴퓨터에는 비밀번호를 두고 철저하게 관리를 한다)를 통해 답을 구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면 부모들이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찾는다. 함께 구연동화도 듣고 프로그램을 즐기기도 한다. 이곳에서 부족한 도서는 인접한 패딩턴도서관에서 구하기도 한다. 이곳 도서관이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학교와의 유기적 연대가 아주 잘 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도 도서관과 학교 간 독서교육 프로그램의 효율적 공조체제가 잘 이루어진다면 좋겠다.

/ 윤기윤 팀장,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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