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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도서관, 피어라 꿈' - 파리 비블리오 루도테크 어린이도서관

프랑스 파리 중심부 플로랄 공원 내 위치… 전면 유리로 된 벽으로 채광 그대로 비쳐
도서관 곳곳 화분 배치… 자연 담긴 집 같은 도서관
"'좋은 곳'이란 인식 심어 익숙한 장소서 성장하는 것"

  • 웹출고시간2015.07.16 17:38:54
  • 최종수정2015.07.16 18:46:00

파리 비블리오 루도테크 어린이도서관

ⓒ 기획취재팀
[충북일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린이도서관 하나를 추천하라면, 단연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비블리오 루도테크 어린이도서관을 선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도서관 내부의 예술적 충만함이 서로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파리의 중심의 너른 'Floral' 공원 내 자리 잡은 비블리오 로도테크 어린이도서관 내부에 들어서면 우선 시원하게 사면을 두른 유리창이 시야를 확 틔워준다. 바깥 공원풍경이 그대로 들어온다. 마치 벽도 없이 그대로 숲속에 책을 진열한 것처럼 외관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또한 하늘도 때에 따라 개방되어 별들과도 소통할 수 있도록 자유롭다. 입구에 기록된 도서관 간판을 통해 이곳 정신을 알 수 있게 해준다.

'maison(집), paris(파리), nature(자연), Bibliotheqe nature'

안내자는 '자연이 담긴 내 집 같은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정의를 내렸다. 듣고 보니 그럴 듯 했다.

파리 비블리오 루도테크 어린이도서관 내부

ⓒ 기획취재팀
인디언의 천막처럼 삼각형으로 만든 책꽂이에는 어린이 도서들이 빼곡이 채워져 있었다. 사방이 탁 트인 정경 탓에 온화한 자연채광이 따스한 빛을 발했다. 굵은 둥치의 오래된 나무들이 사방에 그늘을 드리우니 에어컨이 없어도 시원했다. 길게 늘어진 줄에는 책장마다 설명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낮은 바구니에는 기어 다니는 아이들을 위한 책들이 군데군데 먹을 양식처럼 담겨 있었다. 천장에는 커다란 호랑나비의 장식물이 숲에서 날아온 듯 선명하게 천장에 매달려 있다. 바깥의 자연 풍광으로도 부족했던지, 서가들 사이에도 푸른 식물들이 화분에 담겨 공간을 차지했다. 도서관 바깥 정원에는 잔디가 파릇했고 아이들은 맨발로 엄마랑 자연을 누리고 있었다.

마리나씨와 어린 두 자녀

ⓒ 기획취재팀
두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온 마리나(Marina·32)씨는 "이곳은 아이들에게 너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해 책을 몇 권 빌려서 보기도 하고 그냥 기어 다니게 한다"며 "자연스럽게 책을 느끼고 가까이 하면 자라면서 책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자연과 함께 어울려 놀며 공부하기

아이들이 이곳 도서관을 방문하게 되면 자연과 책의 조화로운 여정을 순례하게 된다. 문을 여는 순간 또 다른 자연이 그림처럼 사방에 펼쳐져 있으니 자연 속에 파묻혀 책을 읽는 격이 된다. 결국 책도 그 나무로부터 채취된 일부가 아니던가. 도서관의 규모는 작지만 보유한 책은 5천8백여 권이다. 어린이도서관답게 각종 도미노, 퍼즐, 만화캐릭터 등 책과 어우러진 장난감들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유혹한다. 이곳 도서관의 주 모토는 '자연 속에서 놀며 공부하기'다. 그런 까닭에 모든 장난감도 환경과 관련된 것이 많다.

도서관은 모두 7가지 공간을 나눠 식물, 동물, 지구 등 환경과 관련된 주제를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준다. 7개의 구역별로 각각 폐품(캔, 플라스틱, 버려진 주방기구, 종이 등)을 이용해 인형극의 도구와 음악회와 관련된 소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이것은 부모와 함께 참여하므로 어릴 적부터 자연의 소중함과 재활용하는 마음을 미리 체험을 통해 익히게 만든다.

책을 빌려주고, 읽는 공간의 기능을 넘어 도서관이 자연 친화적이면서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놀이공간으로 진화된 것이다.

◇ 발견(decouvert), 깨어나기(eveil), 기쁨(plaisir)

파리 비블리오 루도테크 어린이도서관 벽면에 붙어있는 나비조형물

ⓒ 기획취재팀
도서관 입구에서 다시 만난 마리나(Marina·32)씨는 두 아이를 그저 바닥에 놔두고 자신의 읽기에 몰두한다.

"가정에서 읽히는 책은 한계가 있다. 이곳에 오면 다양한 책들이 많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요 목적은 '도서관'은 '좋은 곳'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커다란 것을 얻기보다 이곳에서 성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책을 스스로 고르는 과정에서 호기심을 이어가고 발견하는 기쁨을 스스로 알기를 원하는 것이다. 책속에는 커다란 세상이 있다. 그것을 부모가 찾아주기보다 아이들이 익숙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 마리나의 이야기를 한국 엄마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프랑스 엄마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그림형태, 색감, 그림책에 아이들을 노출시키는 이유를 말할 때, 꼭 세 가지 단어를 말한다고 한다. 바로 발견(decouvert), 깨어나기(eveil), 기쁨(plaisir)이라고 했다. 특별한 목적의식이나 욕심이 없는 프랑스식 육아법이다.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 무언가를 '발견'하고, '깨어나' '기쁨'을 느끼면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자연 속에 그 자체로 하나의 나무처럼, 커다란 숲처럼 책의 그늘을 드리우며 존재하는 비블리오 루도테크 도서관을 보니 프랑스에 명망 높은 철학자와 인문학자가 그토록 많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윤기윤 팀장·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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