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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도서관, 피어라 꿈' - 어린이 도서관의 미래

조용히 앉아 책 읽거나 공부하는 곳? '고정관념 버려라'

  • 웹출고시간2015.06.08 18:19:39
  • 최종수정2015.06.08 18:35:14

편집자

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이제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지식정보, 문화, 교육 기능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도서관은 개인의 잠재 능력과 지역사회 및 나아가 한 나라 전체를 역동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중심이 되고 있다. 따라서 도서관은 시의적절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그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지적 정서적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활성화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가장 탄탄히 구축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 12회에 걸친 기획취재는 청주를 비롯해 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 서울한옥도서관, 파주헤이리 어린이도서관 등 이들의 장점을 모으고, 유럽의 유수한 어린이도서관을 찾아 그들의 환경과 전략을 사례별로 수집 보도함으로써 미래 충북 어린이도서관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순천 기적의 도서관 전경

ⓒ 윤기윤 기자
[충북일보] '인비저블'

무대 뒤에서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일하는, 조용한 익명의 영웅을 가리키는 말이다. 도서관은 '인비저블'이다. 또한 도서관은 인류사의 발자취를 남긴 위대한 인물들을 품어 길러낸, 건축물로 형상화된 지모신(地母神)이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인류가 집적해온 시간의 정수를 헤적거려 볼 수 있는 곳, 위대함이 일상의 평안한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곳, 그곳이 도서관이다. 그러므로 부모 입장에서는 "도서관 가서 놀다 올게요." 하는 아이의 말처럼 반가운 것은 없다. 놀다 온다고 해도 도서관에 가는 그 자체만으로 그저 든든하고 안심이 되는 것이다.

외출하고 늦을 경우, 도서관에서 놀고 있어라 하면 마음이 편하고 든든하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이 도서관을 좋아하고 즐거워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도서관이 놀이터라는 개념은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인식하는 놀이터와 부모가 생각하는 놀이터의 개념은 분명 다르다.

'인간발달과 성장이 어린이 때 80% 결정된다. 4세부터 6세의 경험이 평생 사는데 발달과 성장을 가져온다는 말이다. 인간발달과 성장에 미치는 유아기의 4개의 특성(적기성, 기초성, 누적성, 불가역성)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성이다. 어린시기(4~12세)의 발달과 성장은 급격히 늘어나고 12세 이후 천천히 진행된다.'

세계적인 교육학자 정범모 교수의 이와 같은 이론은 어린이도서관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인간발달과 성장의 80%가 결정되는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하는 놀이, 그림, 음악, 춤, 체육, 문자해독, 언어발달, 여행체험, 취미체험, 부모와 그림책 읽기, 만화읽기, 동화책읽기, 친구와 독서활동은 평생을 사는데 밑거름이 된다는 의미다.

과거의 도서관은 '조용히 앉아 책을 읽는 곳' 혹은 '공부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의 도서관은 새로운 종합문화복합체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과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어린아이들이 스스로 즐겨 찾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처음 도서관을 가는 경우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서다. 그 첫 느낌은 어떨까. 그 느낌으로 한 어린이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어린이도서관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유아기를 거쳐 처음 만나는 세상이 손바닥만 한 화면 속 스마트폰이나 기계적인 놀이기구라면 얼마나 불행한가. 아이들은 이제 보다 성능 좋은 컴퓨터, 초고속 통신환경, 이웃집 친구가 갖고 있는 게임기를 갈망하며 자라고 있다. 그런 것들에 젖어 든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얼마 전, 알에서 처음 깬 오리가 닭을 따라다니며 모이를 먹는 장면을 보게 됐다. 오리든, 어떤 동물이든 처음 만난 대상을 어미로 여기며 따라다닌다. 우리 어린이들도 처음 맞이하는 '도서관'이 행복한 장소이며 재미있는 공간이라는 첫 인상을 선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진정으로 어린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에 의한 도서관이 2003년 순천에 태어났다. 바로 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이다. 처음으로 국가나 관(官)이 아닌, 시민들이 일궈낸 참 마음이 담긴 어린이전문도서관이었다.

◇어린이 도서관은 무엇을 담아야 할까.

"도서관은 누구를 위한 건축물인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이 건축물에 대한 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쾌적한'장소'로서의 도서관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어린이 도서관의 특색은 먼저 건축과 공간구성이다. 그런 면에서 기존에 시립 혹은 공립어린이도서관은 애초에 공공도서관, 특히 어른들을 위한 도서관의 형태로 설계되었고 그 기본에 충실했으니 따로'어린이 도서관'을 유념해 두지 않았다. 그저 여러 구성요소 중 어린이도서관은 한 코너에 불과했다.

요즈음 도서관의 형태는 열람자가 원하는 책을 자유로이 찾아볼 수 있도록 운영하는 개가식(開架式)도서관이 보편적이다. 현재 한국의 공공도서관은 모든 주제의 도서와 각종 잡지, 신문, 관보, 사보 등의 자료를 비치한 종합자료실과 디지털 정보실, 어린이 실, 열람실 등 자료구분에 따른 실별 구성이 평면계획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아직도 도서관은 공부하는 장소로 인식하는 이용자들이 아직 많아 실제로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하는 이용자가 많다보니 종합자료실 보다 열람실이 더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어린이도서관은 어른들의 공공도서관과는 달라서 어린이전용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그 안에서 다양한 연령단계의 어린이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책으로 둘러싸인 그곳에서 체험의 기회가 늘어나고 꿈을 피우는 소중한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 로비모습.

ⓒ 윤기윤기자
◇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

어린이들이 놀며 꿈을 키울 수 있는 행복한 어린이도서관을 찾아 떠나는 여정의 시작을 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어린이도서관이란 이름 앞에 왜 하필이면 '기적'이란 말을 사용했을까. '기적'이란 말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생각' 일컬어 말한다. 어린이만을 위한 전용도서관은 그 당시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생각'이었기에 아마도 기적이란 말을 사용했을까.

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은 처음 건축할 때부터 어린이전용도서관으로 설계했다.

시민단체'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을 이끌며 독서 캠페인을 벌여온 도정일(74) 경희대 명예교수의 10주년을 맞이한'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축하 글이 인상적이다.

'몰래 지붕에 올라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세계가 어떻게 끝나는지 보고 싶었던 지붕위의 그 소년이 장차 순천관을 드나들 모든 소년 소녀들이 아닐 것인가. 나는 설계자 정기용에게'쿠니츠의 소년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없다. 그러나 건축가 정기용은"아이들이 도서관 지웁에 올라가 여름 밤하늘의 별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가 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에 비밀의 하늘정원을 만들고 2층의 별나라 다락방을 설계한 것은 그런 이심전심의 작용이 아니었나 싶다. '

ⓒ 윤기윤기자
이렇듯'순천 기적의 도서관'은 정기용 건축가가 전 생애에 걸쳐 자신이 추구했던 건축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결과물로 어린이를 향한 정기용 건축가의 사랑과 세심한 배려 건축가로서의 철학이 담겨있는 장소였다.

청주에서 순천까지는 약 3시간 정도 걸렸다. 다행이 고속도로를 빠져나오자마자 순천시 초입에'순천 기적의 어린이도서관'팻말이 보였다.

어린이들에게 도서관의 문을 열어주고, 그곳에서 꿈을 심어주고 있는 어린이도서관의 성지를 만나게 된다.

늦은 밤까지 별이 보이는 비밀의 정원도 거닐어 볼 참이다.

기획취재팀=윤기윤·김수미·박태성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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