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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8.04 15:30:35
  • 최종수정2013.12.08 14:04:16

사동민

충북대 환경생명화학과 교수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통 풀이 무성한 여름이다. 봄에 텃밭 가꾸기를 시작한 친구가 연락이 왔다. 그 동안 상추, 쑥갓을 심고 주말마다 들러 싱싱한 채소를 키우고, 뜯어먹으며 솔솔이 재미를 봤는데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나니 밭이 어딘지 알 수 없어졌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처음에는 키 작은 풀들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어느새 빽빽이 자라 잡초와 채소를 구분할 수 없게 되고, 무릎 높이까지 자라서 잡초정글 속에 채소들이 완전히 파묻혀 버렸단다. 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오는 잡초가 무섭다는 사실은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천변을 따라 걸었다. 사람들이 심었음직한 눈길을 끌어당기는 예쁜 꽃들도 있고, 피었는지 안 피었는지 존재감 없이 홀로 피고지는 야생화도 있다. 그리고 그 사이의 공허감을 채우는 건 예외 없이 이름 모를 온갖 잡초들이다. 흙이 있는 곳 어디서나 잡초를 볼 수 있다. 아무도 눈길주지 않아도 포장이 잘된 자동차길, 자전거길, 산책길을 넘보며 잡초들은 자신의 영역을 끊임없이 넓혀 나간다. 시멘트 바닥을 뚫고 우레탄고무 바닥을 뚫고 잡초는 어디에나 살아 숨쉰다. 최근에는 '철판 위 잡초'라는 제목으로 철판 위에 잡초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한 트위터리안에 의해 공개되기도 하였다.

말 그대로 잡초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풀이다. 잡초는 농작물과 비교했을 때 그 가치가 조금 모자란 식물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잡초는 인간에 의해 구분된 식물집단이며, 과거에 잡초였다가 훗날 숨은 가치가 밝혀지면 농작물로 인정받기도 한다. 잡초는 농경생활의 시작과 함께 다른 어떤 작물이나 식물부류보다도 인간의 생활과 밀접하게 얽혀 살아오면서 생존하고 번식해왔다. 이들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국토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여름이면 어김없이 벌이는 잡초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잡초는 무리하게 방제할 대상이 아니며, 완전히 제거 할 수도 없다. 도심주변이나 농경지근처에서는 농작물의 성장과 주거환경관리를 위해 골치거리인 잡초를 제거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생태환경적인 입장에서 볼 때 잡초는 새로운 시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잡초로 취급되는 흔한 풀들이 농사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잡초는 척박한 땅의 깊은 부분까지 뿌리를 뻗어 영양분을 끌어올려와서 땅의 표면까지 고루 퍼지게 하고 죽어서는 환경친화적인 퇴비가 된다. 땅속에 골고루 뻗은 뿌리는 땅을 스펀지처럼 만들어 수분과 공기층을 만들어 미생물의 좋은 거주지가 되고, 토양을 부드럽게 만들어 농작물의 생육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잡초는 끈질기고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시간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아무데서나 잘 자란다. 남의 시선을 못 받지만 자신의 자리를 말없이 지키고, 짓밟히고, 뽑히고, 잘려나가는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힘겹게 자라면서도 불평하지 않으며 모두들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지만 죽어서 땅을 비옥하게 하는 거름이 된다.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도 잘 자라고 어떠한 보살핌 없이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도 하며 열매 맺는다. 쉴새없이 솎아내면서도 그 생명력에 경이로움마저 들게 하는 잡초다. 흔히들 힘겨운 일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며 꿋꿋하게 살아 온 생을 표현할 때 잡초 같은 인생이라 비유하기도 한다 .아무도 발길 닿지 않는 곳에서 볼품없고 이름없는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스스로 있는 쓰임새에 감사할 줄 아는 잡초에 눈길을 돌려보자. 잡초는 끝까지 생명력을 품고 어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는다. 때로는 기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잡초정신으로 무장하면 아무리 좌절해도 삼일이면 족하다. 쓰러져도 삼일 만에 기운을 차리고 파릇파릇 다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한여름 더위에 지치고 힘들다. 잡초와 같은 의지력으로 여름을 이기고 시원한 희망을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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