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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농업, 청년이 미래다 1. 이승환 심우농장 대표

사육의 체계화 '과학하는 농업인'
200두 한우 분뇨 활용해 친환경 비료 생산
축사 톱밥 대신 사용·이웃 주민에 무료 나눔
'번식우 농장' 전환 위해 관련 시스템 구축
"종자산업, 부가가치 높아… 청년농업인 교육 필요"

  • 웹출고시간2021.07.29 20:45:35
  • 최종수정2021.07.29 20:45:35

편집자

세계 각국은 식량·환경·기후위기에 직면,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현재의 생태계가 미래에도 유지될 수 있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북 농업도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환경을 해치지 않고, 기후 변화를 막으며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전하고 질 좋은 식량을 생산하는 게 충북 농업인의 숙제가 됐다. 하늘에 기대는 농업을 벗어날 때다. 생태계와 공생하며 '제대로' 소득을 올리는 농업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농업인이 짊어진 사명이다. 이에 본보는 충북의 청년농업인들을 만나 충북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짊어보는 기획물을 소개한다.

이승환 심우농장 대표가 사육중인 한우를 쓰다듬으며 상태를 살피고 있다.

ⓒ 성홍규기자
[충북일보]축산업은 일반적인 논·밭 농업보다 주변의 저항이 크다. 가축의 분뇨 때문이다.

증평 도안면의 '심우농장' 이승환(34) 대표는 분뇨 악취로 인해 이웃 주민과 얼굴 붉히는 일이 없다. 오히려 이웃 주민들로부터 감사인사를 받는다.

이 대표가 사육중인 한우의 분뇨는 '친환경 비료'로 재탄생, 필요로 하는 이웃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부친이 이름 지은 '소의 마음을 헤아리는 농장(心牛농장)'에서 200여 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부친이 사고로 손을 다치면서 충북대 축산학과를 졸업하자마자 현장으로 투입(?), 농장의 대표가 됐다.

이 대표는 농장의 이름처럼 소와 사람의 공생을 원했다. 그러기 위해선 이웃들과의 공생이 먼저였다.

이 대표는 한우의 분뇨를 발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2개월에 한 번 정도 분뇨를 모아 톱밥과 섞어 발효(부숙)한다. 2개월간 발효된 분뇨는 악취가 없다. 실제로 악취가 없는 '질 좋은 거름'과도 같았다.

이 대표는 "건국대학교 측과 동물복지 실험을 같이 했다.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 측정을 했는데 일반 공기중과 거의 똑같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효된 분뇨는 다시 축사 바닥에 깐다. 심우농장의 소들은 일반 톱밥보다도 푹신하고 부드러운 발효된 분뇨를 더 좋아한다"며 "주변 분들이 필요하시면 무료로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우 분뇨의 선순환이다.

이 대표는 '그저 친환경적으로 소만 키우는' 데 멈추지 않았다. 심우농장의 목표를 새로 설정했다.

'돈이 되는 농업'을 위한 번식우 농장으로의 전환이다.

이승환 심우농장 대표는 사육중인 한우의 분뇨를 발효시켜 거름으로 만들어 톱밥 대체 깔개로 사용한다. 이 대표가 발효시설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성홍규기자
현재 심우농장의 한우 중 70%는 번식우, 30%는 비육우다. 번식우는 송아지를 낳을 수 있는 암소, 비육우는 수소다. 번식우가 낳은 암송아지는 번식우로 사육하고, 수송아지는 판매한다.

이 대표는 "모든 산업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건 '종자 산업'"이라며 "번식우를 통한 종자산업은 돈 되는 농업을 위한 방향 설정이다. 자체적인 개량을 위해서도 번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농업인들 사이의 '하느님과 동업한다'는 우스갯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환경에 기댄 농업이 아닌 체계적인 시스템, 스마트팜을 추구한다.

이 대표는 각 번식우가 송아지를 낳을 수 있는 시기와 총 송아지 마릿수, 번식우에 소요되는 비용과 번식우가 벌어들일 수 있는 매출을 체계화했다.

이보다 앞서 '어느 정도 사료를 먹었을 때 어느 정도 성장하는지'에 대한 체계화도 마쳤다.

주먹구구식으로 비용을 들이지 않는다. 축산업, 농업의 '체계화·시스템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농업은 노동집약산업으로 치부되는데,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1명의 근로자가 수백두의 한우를 키울 수 있다"며 "사람이 계산하는 게 아닌 AI 기술을 통해 송아지를 출산하는 시기 등을 예측할 수 있다면 이는 엄청난 산업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마지막 강조는 '과학하는 농민'이다. '과학하는 농민'은 이 대표가 도내 한 지역에서 우연히 마주친 오래된 건물의 벽에 쓰여진 글귀다.

이 대표는 "지원사업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농업인들은 단순히 지원에만 기대서는 안된다. 농업인, 특히 청년농업인들은 더 배우고 고민하고 도전해야 한다"며 "청년농업인들은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지자체는 자금지원을 통한 성과 창출에 몰두할 게 아니라, 청년농업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술교육과 '학문으로서의 농업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청년농업인이 진짜로 농업에 몰두하고, 농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충북청년농업인연합회장, 충북4-H연합회 55대 회장, 한국4-H중앙연합회 38대 부회장을 맡고 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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