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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농사꾼이 웃었다'… FTA 파고 극복한 억대 부농들

첫단추는 '자기혁신'…원천기술 확보로 시장 선점
농업도 '융복합'…조직화부터 가공·판매에 구슬땀

  • 웹출고시간2013.12.30 16:53:56
  • 최종수정2013.12.30 16:55:36
우리 농업에도 미래는 있는가.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된 후 농촌지역 곳곳에서 들려온 이 푸념 섞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한 충북일보 '억대부농 성공비결' 시리즈가 마무리됐다.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충북일보 기자들이 도내 연 1억원 이상 농가 20곳을 방문하며 억대 부농이 말하는 성공의 비결을 소개하고 우리 농업의 가능성을 진단했다. 농업 현장에서 그들은 산업화로 천대받던 농업을 다시 일으키며 농촌사회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바야흐로 귀농·귀촌의 시대, 부농들이 말하는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혁신의 대명사로 유명한 스티븐 잡스. 잡스 못지않게 농업인들도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확보한 원천기술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세계 접목선인장의 20%는 음성군 삼성면 김기홍씨의 손을 거쳤다. 김씨는 16년간 접목선인장을 연구해온 접목선인장 달인으로 불린다. 색상 선인장을 접목시키는 육종기술을 보유한 그는 지난해 29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3년 한 해동안 충북일보 '억대부농 성공비결'을 통해 소개된 농업인들.

청원군 가덕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이원섭씨는 농사꾼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딸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그는 논산에서 열린 한국딸기연구회 강의에 참석해 김태일 박사의 강의를 들은 후 딸기공부에 매진했다. 그 결과 딸기 농사 4년 만에 열등생에서 우등생이 됐다. 딸기 농사 13년 차에 접어든 이씨는 청원생명딸기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설식 양액재배법을 개발해 생산량을 40% 이상 향상시켰다.

청원군 오송읍에서 '수박박사'로 불리는 심우택씨는 수박 연구에 매진해온 농부다. 농한기에는 청원군농업기술센터가 마련한 특강도 빼놓지 않고 참여해 기후변화와 소비트렌드 등 변화한 농업 환경에 맞는 새로운 농법연구에 노력하고 있다. 수박모를 직접 접붙이며 한해 농사를 준비한다는 그는 그간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7월에는 농협 창립 52주년 기념식에서 새농민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보은군 내북면의 김충식씨는 하수오 재배를 성공시킨 농업인이다. 산림청 및 보은군에서 개최하는 각종 약초 재배교육에 참여하며 체계적인 재배기술을 익혀온 그는 뿌리를 심는 기존의 재배방식을 벗어나 씨앗을 받아 포트에 이식하는 기술을 시행착오 끝에 터득, 완성시켰다. 이로써 고소득작물인 하수오를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하수오뿐 아니라 전국을 돌며 약초공부를 했다. 하수오에 이어 잔대, 삽주 등 약초 30여가지를 시험재배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수오를 대량생산하면서 지난 4월부터 현대백화점에 하수오 납품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청원군 오창읍 김영우씨는 쌀겨와 우렁이를 활용해 친환경쌀 재배를 성공시켰다. 1998년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저조했던 시절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유기농을 고집했다. 그는 토양의 유기물 함량 4%를 유지하기 위해 농한기에는 땅 힘을 기르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농한기에도 짤게 썬 볏짚과 퇴비를 논에 뿌리며 기름진 땅을 만들어가고 있다.

30년간 낙농업에 매진해온 진천의 두산농장 장치법씨는 높은 착유량, 고급우유 생산으로 유명하다. 전국 착유농가 6천여 곳 중 상위 2%에 드는 장씨의 농가는 두당 평균 착유량이 35.8㎏으로 전국 평균인 27.5㎏에 비해 1.4배 이상 높다. 이는 장씨가 젖소 사육을 위해 전국을 누비며 세미나, 교육에 참가하고 선진 낙농가, 대학, 도서관까지 찾아다니며 젖소의 영양소 관리에 필수적인 완전혼합사료(TMR)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농업도 융복합 시대, 고소득을 올리기 위해 농가들은 생산-가공-판매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는 농가들도 이목을 끈다.

단양군 어상천면에서 소세골농장을 하는 김환기·권미아씨 부부는 발효유용미생물(EM) 농법으로 재배한 마늘, 콩, 고추 등 유기농 농산물로 가공품을 만들어 소득을 올리고 있다. 발효 마늘환과 발표마늘청국분말, 마늘메주된장, 옛날간장 등을 자체 개발해 판매해 지난해에는 연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농촌진흥청의 기술이전 농가로 선정돼 메밀생황장과 검은콩 대맥장 생산에도 들어갔다.

충주시 엄정면 연화순·장해영씨 부부는 직접 생산한 복숭아즙과 고구마 말랭이를 온라인 판매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복숭아 농사를 지으며 낙과 피해에 대한 손실을 보존하기 위해 복숭아즙 생산을 시작했다. 맛이 살아있는 복숭아 즙을 만들기 위해 인대가 늘어나 병원신세를 지면서 노력한 결과 골수즙 방식으로 복숭아 원액을 추출한 뒤 저온 살균으로 복숭아 본연의 맛을 살린 복숭아 즙을 생산해 소비자들로 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남과 다른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들면서 어려움을 극복한 농가들도 있다.

20년간 한우만을 고집해온 제천시 봉양읍 명도농장 유도식씨는 제천·단양 지역 80여명의 한우농가와 연합해 한우브랜드 '황초와우'를 만들었다. 혈통 등록화, 사료 통일, 초음파를 통한 고급육 생산 등 차별화된 사양관리로 고품질 한우 생산해 '축산물 품징 경영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황초와우 브랜드 매장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으며 소비자 신뢰를 구축,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도내 최초로 체리재배를 성공시킨 음성군 소이면 갑산마을 이보섭씨는 체리전도사로 불린다. 체리는 다른 과일보다 재배기간이 짧아 개화 후 50~70일 정도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수확할 수 있는 작목으로 그는 마을 농가들과 연합해 2009년 전국 유일의 체리 체험 마을을 만들면서 안정적인 생산과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청원군 옥산면의 유강선씨와 영동군 양강면의 김종오·홍주현씨는 웰빙시대 각광받는 '블루베리'로 부농의 꿈을 실현했다.

유강선씨가 블루베리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블루베리 재배법을 알기 위해 일본 블루베리협회 홈페이지를 수시로 방문하며 자료를 번역하고 공부했다. 현재는 3만평의 농장에서 블루베리를 생산해 지난해에는 10억원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블루베리 가공공장을 비롯해 가족, 연인 등을 대상으로 한 블루베리 체험장 마련에 나서는 등 블루베리를 향해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오·홍주현씨는 지난 2005년부터 블루베리 재배에 뛰어들었다. 김씨 부부의 블루베리는 친환경재배로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해 소비자들로 부터 인기가 많다. 3중 비닐을 설치해 난방비는 줄이고 LED등 설치, 수정벌 방사 등 차별화된 노력으로 수확량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재배면적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에 대비해 효소, 잼, 와인 등 가공식품 생산에도 연구에 들어가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평군 증평읍 양창근씨는 아버지 양관직씨, 어머니 김영자씨와 유기농법으로 토마토와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양가네 체험농장'을 운영하며 도시 소비자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의 생산현장을 소개하며 생산된 농산물을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제천시 백운면 허진영씨는 인근 사과재배농가와 힘을 합쳐 '꿈 사과 작목반'을 조직, 탑푸르트 과실생산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보은군 탄부면 권중돈씨는 철저한 귀농준비로 방울토마토를 생산, 일본에 수출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영동군 심천면 박용석씨와 청원군 가덕면 신동현씨는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친환경포도를 생산해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신씨는 포도밭이 택지개발로 포도밭이 수용되면서 애지중지키운 포도나무를 잃었지만 가덕에서 새로운 터를 잡고 유기농 포도 재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보가 농업현장에서 만난 농업인들은 억대 매출을 올린다는 말을 무색할 정도로 지극히 소박하고 검소했다.

흙투성이 장화와 낡고 헤진 작업복, 그리고 검게 그을린 얼굴이 공통점이었다.

그들의 모습은 세계화 파고 속에 살아남기 위해 흙 속에 파묻혀 몸부림쳤던 농업인들이 지내온 시간을 말해주듯 진한 땀냄새가 배어있다.

산업화로 도시로 향했던 발걸음이 다시 농촌으로 향한 까닭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농업에서 희망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농업인들의 이야기가 더욱 넘쳐나길 기대한다.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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