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4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억대부농 성공비결 - 청원 나경농산 오춘식·견용선 부부

충북 첫 봉지재배 도입해 연중생산 가능
매일 500kg 수확 학교급식 납품 '대박'

  • 웹출고시간2013.03.26 20:17: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원군 옥산면 나경농산 오춘식·견용선씨 부부가 수확을 앞둔 느타리버섯을 들고 흐믓하게 웃고 있다.

ⓒ 안순자기자
"느타리버섯은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준 보물이죠."

느타리버섯으로 인생을 새롭게 시작했다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청원군 옥산면 나경농산 오춘식(53)·견용선(50)씨 부부.

이들 부부는 1천560여㎡의 버섯사에서 키운 느타리버섯을 매일 500㎏ 생산해 서울지역 학교급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연소득 수억 원에 이르는 부농으로 성장한 이들 부부는 지금이야 버섯 생산 노하우를 줄줄이 꿰고 있지만 처음에는 농사꾼과 거리가 먼 도시민이었다.

오씨는 한때 잘나가는 플라스틱 제조업체 연구원이었지만 신제품 개발과 손꼽히는 인증을 획득할수록 그는 무기력해지면서 우울증에 걸리고 말았다.

청원군 옥산면 나경농산 오춘식씨가 갓 수확한 느타리버섯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안순자기자
30대 초반이었던 오씨는 1년간 약물치료를 했지만 효과가 없자 그 길로 고향인 옥산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1992년 고향에 내려와 양조장 폐용기 처리업을 했지만 당시 1억원을 호가하던 오폐수시설을 갖추지 못해 결국 손을 뗐다.

가장만 믿고 낙향을 택한 아내와 자녀들을 실망시킬 수 없던 오씨는 청원군농업기술센터 문을 두드렸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단위면적당 수익성이 높은 작물로 느타리버섯 재배를 추천받은 오씨는 농업자금을 융자받아 버섯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재래식균상재배법은 버섯재배에 악영향을 끼치는 푸른곰팡이 발생에 삽시간에 퍼지면서 노력이 물거품 되는 듯했다.

오씨는 재래식균상재배법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1년 후인 2002년 충북에서 처음으로 봉지재배 방식을 도입했다. 이로써 연 2~3회에 그쳤던 버섯 수확은 연중 생산이 가능해져 생산량은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오씨는 그 후 버섯 생산을 한층 향상시킨 병재배(2007)를 성공시키고 지금까지 병재배법으로 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병재배를 성공하기 위해 3개월간 아내와 버섯사에서 생활했어요. 온도, 환기,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지켜보며 꾸준한 데이터 관리를 했죠. 버섯이 가장 좋아하는 최적의 환경을 알아내는 데 매달렸죠. 그나마 데이터관리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던것 같아요."

병재배는 병에 종균을 넣는 입병에서 수확까지 40일 걸릴 뿐 아니라 버섯재배에 해를 끼치는 곰팡이균을 잡는 효과도 톡톡히 거둘 수 있었다. 또한 입병, 접종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었다.

병재배는 미루나무 톱밥에 면실피, 면실박, 비트펄프를 섞어 병에 담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연화된 톱밥은 버섯균 활작을 돕는다. 입병작업을 마친 뒤 살균기에서 100도에서 6시간동안 스팀살균을 거친다. 이어 무균상태에서 버섯균을 심는 접종을 거친다.

버섯균 외에 다른 균이 절대로 침범할 수 없어 곰팡이균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이어 배양-생육-발의 과정을 거치면 병목에 느타리버섯이 꽃처럼 피어오른다.

2010년에는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빠르게 변화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농업·농촌의 희망은 농민 스스로에 달렸어요. 어느 누구보다 변화에 능동적이어야 하고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오씨와 견씨는 신바람이 난다고 한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아들 병진(26)씨가 가업인 버섯재배를 도우면서 살균작업과 버섯균 접종이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맛과 영양, 모양이 좋은 버섯을 생산하기 위해 아직도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제가 버섯재배를 시작할 때만 해도 60여곳이던 느타리버섯 농가는 새로운 농법도입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이제 6개 농가만이 남았죠. 이는 못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소비자에게 최고의 느타리버섯을 공급하기 위해 앞으로 저의 노력은 계속될 겁니다."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인프라 역할 선도"

[충북일보]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인프라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동일(56) ㈜키프라임리서치 대표는 준공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국내외 관계자들의 방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오송캠퍼스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미국, 태국,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등의 신약·백신 개발 관계자들의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김동일 키프라임리서치 대표가 청주와 바이오업계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지난 2020년 7월이다. 바이오톡스텍의 창립멤버인 김 대표는 당시 국내 산업환경에 대해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든 제조업이 아닌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산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BT(바이오테크놀로지)와 IT(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라는 두 개의 큰 축이 보였다"며 "이가운데 BT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이나 발전 정도·세계 시장 진출 정도로 봤을 때 타 산업 대비 훨씬 경쟁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오히려 기회가 더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BT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업계에 뛰어들었을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실제로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회사들은 국내시장·제네릭 분야에